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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안 먹히는 정부 경고… 서울 집값 사상최고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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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씨말라 부르는 게 값"
연초 고점돌파하는 단지 줄이어
실수요자들 추격 매수 주춤



[ 허란/양길성/민경진/윤아영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1분기 전고점을 잇달아 넘어서고 있다. 이번주부터 정부가 부동산 시장 단속을 본격화하고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커졌지만 부동산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여의도와 용산 일대 아파트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 W공인 관계자는 5일 “지난달 중순 11억5000만원에 팔린 대교아파트 전용면적 95㎡는 13억원에 매물로 나왔다”며 “이마저도 매수자가 붙으면 집주인이 매물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 1일 11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6월 최고가인 10억8500만원보다 6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촌동 W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서울시가 용산 마스터플랜 개발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들의 기대가 꺾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용산 부동산값이 뛰자 강남권 초기 재건축 단지들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주 16억7000만원에 팔렸다. 연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16억1000만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치동 M공인 대표는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매도자들이 부르는 게 값”이라며 “그런 매물이 팔리면 며칠 만에 수천만원씩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 66㎡는 지난주 11억50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현재 12억원을 호가한다. 목동 M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없어 호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북권 새 아파트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주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5월 말 최고가인 10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아현동 S공인 관계자는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가 근처 마포 아파트값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DMC파크뷰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말 9억5000만원에 팔렸다. 1월 최고가였던 7억8500만원보다 21% 오른 가격이다. H공인 관계자는 “가재울뉴타운은 실수요자가 대부분이라 정부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가격 상승세가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한 경기도 인기주거지역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광명시는 매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물을 찾기 어렵다. C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빗발치는데 매도인들은 상승 기대에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 아파트값도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오르고 있다. 이달 재건축조합을 설립할 예정인 과천주공8단지 전용 83㎡는 10억~10억20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래미안에코팰리스’ 등 신축 아파트들도 최근 1~2주 사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호가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단기 급등함에 따라 매수 예정자들은 추격 매수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대치동 L공인 관계자는 “단지별로 매도 호가가 순식간에 1억~2억원 급등해 버린 터라 매수 대기자들이 쉽게 오른 호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압구정동 K공인 관계자는 “매수 예정자들은 정부 규제가 나온 뒤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고 다주택자나 매도인들은 세금이나 규제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인기주거지역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주택자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추가 대책이 나오더라도 집값이 잠시 주춤하다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란/양길성/민경진/윤아영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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