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캠핑 중 숨진 여성 현재로썬 범죄피해 가능성 낮아"
"다양한 변수로 시신 가파도 흘러갈 수 있어"
"2일 부검...의혹 해소하겠다"
제주에서 가족 캠핑 중이었던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타살 등 범죄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낮다"고 밝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오전 10시 50분께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의 시신에 대한 육안 조사에서 생활반응(생존 시 외력에 의한 상처)에 따른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실종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내항에 실수로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시신을 2일 부검해 사인과 범죄피해 여부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최씨가 실종된 구좌읍 세화포구 기준으로 동쪽 50여㎞, 서쪽 9㎞가량 떨어진 반대편 가파도 서쪽해상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 시신은 모슬포와 가파도를 경유하는 왕복 여객선에서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해 실종여성으로 추정한 근거로 목걸이와 옆구리 문신 등 신체적 특징이 유사하고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옷도 그대로였던 점을 들었다. 다만 얼굴 등이 심하게 부패해 육안으로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당초 언론에 보도되기로는 지난달 5일 제주 이주를 구상하기 위해 안산에 살고 있던 이들 가족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씨는 지난달 10일께 아들과 딸을 데리고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캠핑하던 남편 A(37)씨에게 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편은 지난 6월 중순께부터 포구 동방파제에서 캠핑하고 있었다.
경찰은 최씨가 실종당시 신고 있던 슬리퍼가 해상에서 발견됨에 따라 당초 단순 실족사로 추정했지만 최씨 카드와 휴대폰 등이 육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발견됨에 따라 의문을 자아냈다.
최씨가 실종전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에 따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무엇일지도 의혹이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된 최씨는 이날 오후 11시 5분에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11시 13분에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11시 38분 최 씨가 언니에게 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남편은 최씨가 편의점에 간 뒤 잠이 들었다가 12시 30분쯤 잠에서 깨 아내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신고는 15시간이 지난 뒤 언니를 통해서 이뤄졌다.
경찰은 최씨의 시신이 해류를 따라 동쪽 성산 방면으로 흘러간 후 제12호 태풍 '종다리' 영향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서쪽 방면으로 틀어 가파도 해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지점 정반대 편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에 대해 의문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심층과 표층의 흐름이 다르고 예측할 수 없는 기상 변화가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해 조사해 의혹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주변인과 실종 당시 주변에 있던 인물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사건 당일 최씨의 행적에 대해 제보할 사항이 있다면 제주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064-750-1336) 또는 국번없이 112로 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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