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3.38대1…발행금리 크게 낮출 듯
검찰 수사보단 재무구조 개선에 ‘관심’
연 4~5%대 고금리에 투자자들 적극 주문
≪이 기사는 07월30일(17: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액의 세 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상대로 고강도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서도 넉넉한 수요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507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12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3320억원, 3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1750억원씩 모였다. 미래에셋대우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당초 채권시장에선 한진그룹 ‘오너 리스크’ 확대로 이번 회사채 발행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검찰은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검찰 수사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채무상환능력을 중시하는 채권 투자자들은 수사 진행상황과 별개로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눈여겨봤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지난 1분기 말 부채비율은 595%로 2016년 말(1178%) 대비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수익성은 올 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는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801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뒤 올 1분기에는 1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늘어난 3조1020억원을 기록했다.
이전보다 재무상태 악화 우려가 줄어들자 비교적 높은 금리가 매력으로 부각됐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이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들에 제시한 이번 회사채 희망금리 범위는 2년물은 연 3.8~4.1%, 3년물은 연 4.7~5.2%였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인 ‘BBB+’(안정적)다.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로 매수주문을 넣은 덕분에 낙찰금리는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2년물은 희망금리 최상단보다 0.6%포인트가량 낮은 연 3.5%, 3년물은 약 0.8%포인트 낮은 연 4.4% 수준으로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액을 얼마나 늘릴지에 따라 금리는 변동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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