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 씨 5년 만에 신작 '해리 1·2' 출간
"성당·복지시설 등서 벌어지는 비리·부패·욕망의 실체 고발
약자들 투쟁도 담아"
[ 은정진 기자 ] “한국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가톨릭계 문제를 정면으로 부각시켜서 걱정이 많았어요. 원고를 먼저 읽어 본 지인과 독자들이 전혀 충격을 받지 않아 오히려 제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전방위적으로 부패했다는 걸 거꾸로 느낀 거죠.”
공지영 작가(사진)가 《높고 푸른 사다리》 이후 5년 만에 신작 《해리 1·2》를 들고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이번 소설은 1988년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등단한 지 30주년을 맞은 공 작가의 12번째 장편이다. 5년간 취재를 통해 원고지 1600장 분량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장편 《도가니》(아동 성폭행),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형제) 등 공 작가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관심을 소설로 표현해 왔다.
신작 《해리》 역시 광주 장애인학교의 성폭력과 비리를 고발한 《도가니》의 배경이었던 안개 도시 ‘무진’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야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가톨릭 무진교구의 백진우 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무진을 떠났던 주인공 한이나가 어머니인 화가 오승화의 암투병 구완을 위해 찾은 고향에서 우연히 어떤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선(善)해야 할 가톨릭 성당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부패, 욕망의 실체와 이를 이용하는 어릴적 친구 이해리와 맞닥뜨린다.
공 작가는 “선의라는 이름으로 약자들을 이용하는 악인들을 거꾸로 이용하는 이해리라는 악녀에 관한 이야기”라며 “《도가니》가 불의와 싸우는 어떤 싸움의 과정을 다뤘다면 이번 소설에는 불의한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위선과 거짓말을 탐구하고 맞서 나가는 약자들의 투쟁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리’라는 제목은 주인공 이해리의 이름이자 이중 인격의 병명인 ‘해리성 인격장애’와 연결된다. 표리부동한 인간들의 행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 이미지를 소설에 적용하는 파격도 시도했다. 공 작가는 “무진의 짙은 안개는 거대한 부정의 깊이를, 페이스북 이미지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인격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적 장치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공 작가가 그동안 문제를 제기해온 ‘전주 봉침 여목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어떤 사건을 취재했는데 모두 놀랍게도 거의 다 실화였다”며 “한 사람이나 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고 5년 동안 수집한 실화들을 하나로 엮어 짜깁기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직접 결부짓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공 작가는 출간 전 자신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과 관련해 김씨를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한 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작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벌거벗었다’고 소리 지르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며 “한 여자가 부당한 피해를 당해 울고 있는데 작품을 내기 직전이기에 내 이미지만 생각해 참을 순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여자를 오욕에서 구하기 위해 본 바를 얘기했다고 내 이미지가 나쁘게 매도되고, 반대로 참아서 내 책이 잘 팔리는 세상이라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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