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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성장株… 한국선 바이오 시총 21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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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기술주 '쇼크'

韓 바이오·美 기술주 '닮은꼴'

KRX헬스케어지수 6주째 하락
임상실패 루머·오너 구속 등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



[ 송종현 기자 ] 미국 기술주의 도미노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바이오주가 휘청거리고 있다. 한·미 양국 증시를 대표하는 ‘성장주’가 모두 고전하는 모습이다. 두 업종 모두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최근 수년간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들어 작은 외부 충격에도 주가가 출렁거리는 등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한미약품 등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주요 제약·바이오주 77개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지난 27일 1주일 전(3996.21)보다 324.12포인트(8.11%) 내린 3672.04로 마감했다. KRX3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6월 넷째 주(18~22일) 이후 6주 연속 하락세를 거듭했다.

이 지수가 6주 연속 떨어진 건 한미약품 불성실공시 사태 영향으로 바이오주가 동반 폭락한 2016년 9~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 6월15일 기준 158조6000억여원이던 이 지수 구성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은 지난 27일 137조4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21조원에 달하는 바이오주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바이오주 조정을 이끈 악재는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가 제대로 됐는지를 살피는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다. 여기에 코스닥 시가총액 5위인 신라젠 등 일부 기업에 대한 임상 실패 소문과 줄기세포 기업 네이처셀의 라정찬 회장 구속 등이 겹쳤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바이오주를 짓누르는 악재 중 실제 타격을 줄 만한 재료는 금감원의 테마감리가 유일하다”며 “감리 대상 10곳 이외에 다른 바이오 기업 주가도 줄줄이 타격을 받는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락한 미국 페이스북, 트위터, 인텔도 2분기 실적은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이용자 수 감소(페이스북 트위터), 차세대 신제품 출시 지연(인텔) 등 ‘부정적 신호’가 주가 폭락 사태로 이어졌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이유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용인받던 한·미 성장주들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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