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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공지능과 경쟁 아닌 협력·공생 능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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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산업 창출·최적화 돕는 AI
실업·빈부격차 부작용 줄이려면
도구로서의 AI 활용능력이 중요

이철환 < 단국대 겸임교수·前 금융정보분석원장 >



2016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 간의 바둑 대결은 커다란 충격을 안겨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21세기의 인공지능은 바둑을 넘어 산업 환경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다. 경제·사회 체제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산업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이다. 초(超)연결·초지능·초산업의 속성을 지닌 인공지능은 기존 산업구조를 의미없게 만들고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이미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제조업과 유통, 금융과 의료 등 기존 산업을 혁신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 스피커,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웨어러블(wearable) 디바이스 등 새로운 산업과 시장도 만들어내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업 경영에 관한 최적의 해법을 제시해줄 것이다. 기업 경영 환경에는 늘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원재료·노동력·기계장비의 필요 수량,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 경쟁사의 대응 능력 등 모두가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은 생산 환경을 적절하게 관리해줄 수 있다. 또 상품의 설계·개발, 제조·유통·물류 등 전 생산과정을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인건비를 대폭 절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물가 상승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의 적정 성장을 가능케 하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를 실현시킬 것이다. 인공지능은 생산과 소비활동이 최적의 경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꺼리는 육체노동과 여러 가지 일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노동력이 되기도 한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부작용과 문제도 지적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판매직, 단순사무직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금융업에서는 챗봇이나 로보어드바이저 등이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능률과 가성비 면에서 낫다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딥러닝을 통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기존 600명이 할 일을 단 두 명 몫으로 줄였다.

‘인공지능 격차’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석유나 석탄보다 정보와 지식이 훨씬 가치 있는 자원이 되면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빈부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공황을 초래해 경제를 파탄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다. 기계는 노동만을 대체할 뿐 소비는 대체할 수 없다. 기계화로 생산량이 늘어도 일자리를 잃은 소비계층이 붕괴해 물건이 안 팔린다면 큰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인공지능을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력과 공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간 고유의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야말로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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