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세기 최장 개기월식과 화성이 충(衝)의 위치에 놓이며 지구에 근접하는 한여름 밤 우주쇼가 펼쳐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남단 희망봉에서 테헤란, 모스크바 크렘린에 이르기까지 북미 지역을 제외한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검게 변했다가 다시 붉게 물드는 이른바 '블러드 문'(Blood moon)이 되는 장면을 지켜봤다.
개기월식은 1시간 42분 57초에 걸쳐 진행됐으며, 부분월식까지 포함하면 달의 우주쇼는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다음 개기월식은 내년 1월에 있지만, 이번처럼 길게 진행되는 개기월식은 2123년에나 볼 수 있다.
달 오른쪽에는 2003년 이후 지구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 화성도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의 정반대에 있는 충의 위치에 놓이면서 붉게 빛났다.
개기월식과 화성의 충이 같은 날 밤에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지구촌의 관심을 받았다.주요 통신사에 따르면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해 2000여 명이 망원경을 들고나와 달의 변신에 환호했으며, 호주에서는 해뜨기 직전에 진행된 월식을 보려고 수백 명이 입장료를 내고 시드니천문대로 몰리기도 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남서쪽으로 100여㎞ 떨어진 마가디호 주변에서는 마사이 부족 청년들이 현지의 한 부부가 제공한 고성능 망원경을 이용해 개기월식을 지켜봤다.
그러나 영국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절벽과 해변에 모여들어 개기월식을 기다렸지만 구름에 가리는 바람에 장관을 보지 못해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힌두교에서는 일식이나 월식 때 나쁜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해서 일부 사원이 문을 닫았으며, 극단적인 정통파 유대교도 사이에서도 개기월식을 불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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