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나서는 '리듬체조 요정' 서고은
[ 조희찬 기자 ]
“다리 찢으면 아파서 우는 친구들 옆에서 저만 웃고 있으니 신기하셨나봐요.”
다음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서고은(17·문정고 2년·사진)은 손연재의 은퇴 이후 계보를 이을 선수가 없어 고민하던 리듬체조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는 앞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달았다.
서고은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손연재의 스승이기도 한 김주영 리듬체조 코치에 의해 발탁됐다. 발레를 한 외할머니의 유연성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다리를 찢어 220도를 쉽게 넘기는 서고은은 김 코치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서고은은 “훈련 전 몸풀기는 필수인데 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을 푸는 시간이 짧다”며 “나이가 들수록 몸이 천천히 굳기 시작하는데 여전히 유연성만큼은 자신있다”고 활짝 웃었다.
서고은은 세계적인 리듬체조 명문으로 잘 알려져 있고 러시아 국가대표 훈련소이기도 한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러시아 리듬체조 ‘대모’로 불리는 이리나 비네르 러시아 리듬체조협회장의 감독하에 지도받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신수지(27) 손연재(24)에 이어 서고은이 세 번째로 입성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종종 손연재와 비교되기도 한다. 서고은은 “‘제2의 손연재’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영광이지만 연재 언니가 워낙 대단한 선수였다”며 “계속 훈련해 제1의 서고은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고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자신있는 후프에선 세계 무대를 통틀어서도 상위권에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아시아에선 메달 순위 안에 들 가능성도 있다. 서고은은 “아시안게임에선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며 “일본 체조 선수들이 최근 강세를 보여 쉽진 않겠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최종 목표인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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