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 전망에 힘입어 1년여간의 하락세를 딛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LCD 업황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개선될 전망이지만 중국 경쟁자들로 인해 촉발된 공급과잉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향후 전망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0일 오전 10시45분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300원(1.40%) 오른 2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5%대 상승한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7월5일 3만89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후 꾸준한 우하향 곡선을 그려 지난 6월28일 1만7500원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러시아월드컵으로 인한 TV 판매 증가와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LCD 패널 가격은 이번 하반기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CD 패널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LG디스플레이의 주가 역시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전세계 LCD 패널 면적기준 출하량 증가율은 12%로 지난달 증가율 11% 대비 소폭 상승했으며 상반기 월드컵 효과가 끝난 시점에도 완제품 업체들의 패널 수요 증가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패널 업체들이 32인치 패널 생산비중을 낮추고 40인치 이상 대형패널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TV 수요가 대형 사이즈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고 7월 패널가격이 반등해 완제품 업체들의 패널 수요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공급업체들의 패널가격 경쟁만 완화된다면 TV 업체들의 패널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LCD 패널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라며 "회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역시 굉장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소 연구원은 "3분기 적자폭 축소 후 4분기 회사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등 실적 전망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2분기와 3분기 영업적자를 각각 2490억원, 650억원으로 예상했다. 4분기는 4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LCD TV 패널 가격 하락을 야기한 중화권 경쟁업체들의 공급과잉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LCD 업황의 중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 경쟁사들의 생산능력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낮은 이유는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가 커질 경우 다시 업황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내년 중대형 LCD 공급 증가율은 8%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정 연구원은 "지금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돼 LCD TV 패널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고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더 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부재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전망은 OLED 사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과 사업 비중 상승 여부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공급 리스크로 LCD 업황이 안좋아 질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내년 상반기 LCD 업황 리스크는 여전하지만 다만 이 리스크는 회사가 OLED로의 전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헷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이 50% 수준까지 올라가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OLED는 현재 생산 가능한 업체가 세계적으로 삼성과 LG뿐인 만큼, 중국 경쟁사들이 절대 2~3년 내로는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 연구원은 "앞으로의 업황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회사의 잠재능력(포텐셜)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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