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해 네티즌과 공유하고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오늘 사연은 문콕 스펀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소형 SUV 차량을 가지고 있다는 A씨는 최근 부모님을 모시고 집 근처의 대형마트를 방문해서 쇼핑을 했다. 쇼핑이 끝났고 난 뒤 집에 가기 위해 차량에 시동을 걸려는 찰나 A씨의 옆자리에 중형 SUV가 주차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중형 SUV에서 아이들과 함께 내리던 아이 엄마가 차 뒷자석 문을 A씨의 차체에 '콕'한 뒤 A씨의 차량 뒷문에 닿게 한 상태로 아이들을 내리게 한 것이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아이 엄마에게 다가가 "지금 차 문이 제 차에 닿았는데요?"라고 말했다. 사과를 기대했던 A씨에게 아이 엄마는 "지금 애기들 내리잖아요. 그리고 여기 보시면 옆 차에 기스 안나게 하려고 스펀지 붙였어요. 차에 닿아도 아무 문제 없는데요?"라고 말하고 "얘들아 가자"라며 자리를 떠났다는 것이다.
아이 엄마의 태도에 화가 난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저런 개념없는 맘충이 다있어? 미친 거 아냐?"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A씨는 TV와 온라인에서만 맘충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만나니 너무 화가 났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CCTV를 통해 해당 장면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는 "문콕 방지용 스펀지를 붙이면 옆 차에 문이 닿아도 되나요? 정말 아이 엄마가 한 말이 맞는 건가요? 이런 분들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라고 말하며 글을 끝맺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먼저 A씨가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은 "문콕 자국이 차에 남았어요? 안남았어요? 그게 중요하죠. 설마 그 아이 엄마도 눈이 있는데 기스 자국 났으면 그냥 갔겠어요? 살짝 닿았다고 다 문콕 아닙니다", "문이 닿을 수도 있어요. 만약 스펀지로 문콕 방지가 돼서 차가 멀쩡한다면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 "차에 기스가 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예민해요? 문콕 방지 스펀지도 있었다면서요.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건지"라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반면 아이 엄마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은 "일단 문콕 자국과 상관없이 먼저 미안하다는 게 맞죠. 고의가 아니더라도 남의 차를 왜 만집니까", "문콕 자국 안남았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줌마가 사과했으면 글쓴이가 이렇게 화나지도 않았겠죠", "문콕 스펀지 붙였으니 문콕해도 된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실제 피해 여부가 없더라도 충분히 비매너적인 행동이죠. 아이 엄마의 태도가 너무 뻔뻔한 듯", "다른 걸 다 떠나서 남의 차 건들였으면 미안함을 느끼는 게 당연한겁니다. 아이 엄마가 상식이 없네요"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문콕으로 옆 차에 기스나 파손 등의 손상을 가했다면 보상을 해줘야 한다. 만약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리를 벗어나면 '주차 뺑소니'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차체에 어떠한 손상도 입지 않았다면 고발 근거가 없다. 이번 사연같은 경우는 문콕 방지 스펀지를 부착했다고 하더라도 아이 엄마가 옆 차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거나 A씨가 문제 삼지 않았다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콕으로 인한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주차단위구획 협소문제에 따른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어떨까.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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