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60점 이하…주입식 시험·SNS 단문 문화 탓
글쓰기 강좌 필수 학점 추진
[ 장현주 기자 ]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 3명 중 1명이 글쓰기 능력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서울대는 관련 교과과정을 확대 개편하고 단계별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기초교육원이 지난 2월 자연과학대학·공과대학·치의학석사통합과정 신입생 862명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평가에서 32.1%인 277명이 100점 만점에 기준점인 60점 이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도 67.26점에 그쳤다. 낙제점을 받은 277명 가운데 도저히 정규 글쓰기 강좌를 수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99명에게는 별도의 기초 과정부터 이수하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는 주입식 정답 찾기 식 교육과 단문 위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에 익숙해진 요즘 학생의 공통된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지현 서울대 기초교육원 연구교수는 “SNS는 짧은 글을 주로 사용하고 비문이 많아 논리적인 글쓰기를 배우기 힘들다”며 “글쓰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공계 학생 중 뛰어난 연구결과를 내놓고도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글쓰기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이 미래 사회 리더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인 만큼 관련 강좌를 늘리고 맞춤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현행 3학점짜리 ‘글쓰기의 기초’ 강좌를 각각 2학점인 ‘대학글쓰기1’ ‘대학글쓰기2(인문·사회과학·과학기술)’로 분리한 뒤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두 과목을 필수로 이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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