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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행복도시, 매력적인 '문화 마루지'로 진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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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요소가 도시경쟁력 좌우
국립박물관단지·세종수목원 조성해
특별한 공간서 창조적 경험 선사할 것

이원재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1330만 명으로, 이 중 51.8%가 여가와 휴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과거에 외국인들은 방문 중심의 전통 명소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 다시 말해 관광객들에게 공간은 단순히 방문이 아니라 향유(체험)를 위한 것이 돼 가고 있다는 의미다.

매력적인 공간이란 경험을 통해 힘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깊이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도시 또한 마찬가지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같은 멋진 건축물이나 스위스의 마터호른 같은 수려한 자연환경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도시가 가진 ‘문화 마루지(랜드마크)’야말로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문화관광도시 파리의 문화 마루지인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센터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미술품이 전시돼 있고, 그 일대에 전시관을 비롯해 도서관과 영화관, 공연장, 아트숍 등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이루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도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기념관 등을 집중 건립해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상징이자 수도의 마루지로서 매년 약 3000만 명이 다녀가는 세계적 관광명소가 됐다.

이렇듯 경쟁력을 갖춘 도시는 문화적 요소가 필수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가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행정도시로서의 기능에 더해 문화 및 환경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에서 나아가 이제는 도시의 매력을 완성해야 할 때다.

행복도시는 도심 녹지 공간 276만㎡에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립박물관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에 걸맞은 국립어린이박물관을 비롯해 우리나라 도시 개발의 역사와 건축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줄 도시건축박물관, 디자인박물관, 디지털문화유산영상관, 국가기록박물관 등 모두 7개 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특히 통합수장고는 유물들을 연구·보존·정리하는 모습 등을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단순한 ‘유물창고’ 이미지를 탈피해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경험을 제공한다.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군집화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행복도시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도심에 조성되는 국립세종수목원도 특징적인 문화 향유를 선사하기 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다. 한국 고유의 자연미를 보여주는 공간이자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주요 시설로, 세 개의 온실과 우리나라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정원 등에 2453종의 식물이 어우러져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언제든 시민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도심 속 여가문화 공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생활에 대한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해 도시가 하나의 문화 클러스터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추진 중인 사업들도 있다. 세계적인 오페라와 뮤지컬이 공연되는 아트센터, 예술인이 함께 거주하며 작업하는 문화창조마을,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7개 역사공원이 대표적이다.

매력적인 도시는 우리에게 창조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공간에서부터 시작한다. 행복도시가 중부권 발전을 견인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를 넘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매력적인 문화 마루지로 진화할 때 행복도시가 진정한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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