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휴대폰 카메라로 간편하게 혈압을 잴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이광진 딥메디 대표(33·사진)는 “혈압 측정 앱 ‘에스바이탈(S-vital)’이 출시되면 건강 관리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앱을 구동한 뒤 휴대폰 카메라에 손가락을 대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혈압을 추정한다”며 “현재 정확도는 93%인데 전자 혈압계와 비슷한 수준인 9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딥메디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제주한라병원 등으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아 AI를 학습시키고 있다. 혈압 추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외부 공인기관에 맡겨 정확도 평가도 받을 예정이다.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이 대표는 지난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GIST 생체신호처리 및 분석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던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7월 창업했다. 이 대표는 박사과정 동안 줄곧 카메라 기반 혈압 추정 기술을 연구한 이 분야 전문가다.
이 대표는 제약사 보험사 등과의 협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혈압약 임상시험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혈압을 측정해 제약회사에 알려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혈압 측정이 번거롭다 보니 정해진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는 “한 다국적 제약사에서 ‘혈압약 임상시험에 도움이 되겠다’는 의견을 준 적이 있다”며 “에스바이탈 앱을 활용하면 임상시험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험회사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등의 사업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딥메디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웰니스(건강상태 개선) 의료기기’ 등록 신청을 했다. 결과는 연말께 나온다. 웰니스 의료기기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정식 의료기기 허가 신청도 낼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혈압 측정을 통해 고혈압과 혈관 기능 이상을 진단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며 “부정맥, 스트레스성 질환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딥메디는 창업경진대회 등에서 잇따라 대상을 받는 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한 ‘제6회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 ‘그랜츠포앱스(G4A)’에 참여해 대상을 차지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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