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NH투자증권 3000만달러... 후순위 대출
산은, 수출입은행 등 선순위 대출도 제공
≪이 기사는 07월02일(15: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TB자산운용이 KDB산업은행, NH투자증권과 함께 글로벌 해운사에게 선박 구매 대금을 융통해주는 선박펀드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2일 KTB자산운용은 글로벌 해운사 티케이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은 원유수송선(셔틀탱커·사진) 3척의 후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3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국내 펀드를 를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펀드명은 ‘KTB KDB 오션 밸류업(ocean value-up)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4호’다.
셔틀탱커는 해상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육지의 터미널까지 운반하는 전용선박이다. 셔틀탱커는 유럽 복해, 캐나다 북동부 등의 해상유전에 투입돼 엑손모빌, 셰브론 등 세계적인 원유생산업체가 뽑아내는 원유를 육상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높은 파도와 바람, 조류를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크기의 유조선보다 가격이 2.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선박이다.
캐나다 기반의 글로벌 1위 셔틀탱커 해운사인 티케이는 이 선박을 지난 4월 인도받았다. 3척의 가격은 총 3억3000만달러다. 이 중 80%인 2억6000만달러 가량을 선순위 대출로 조달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해외 은행들이 직접 대출을 집행했다. 원리금을 12년간 균등하게 상환하는 조건이다.
이보다 상환 순위가 낮은 3000만달러 규모의 후순위 대출을 산업은행과 NH투자증권이 각각 1500만달러씩 해줬다. 중간에는 이자(배당)만 받다가 5년 후에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나머지는 4000만달러의 지분(에쿼티)는 티케이가 직접 댔다.
KDB자산운용은 후순위 대출채권을 담은 선박펀드의 운용을 맡았다. 투자기간 5년 당의 배당은 일반적인 국내 선박펀드의 수익률인 연 5%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KT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대출채권의 재판매(셀다운)에 나설 전망이다.
배당 재원은 티케이가 글로벌 석유회사에게서 받는 운송료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선박은 우량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이 맺어져 있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가격의 감가상각이 발생하지만, 선순위 대출채권의 원금이 상환될수록 점차 후순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올라가 리스크(위험)이 낮아지는 구조다. 물론 티케이가 현재 맺고 있는 운송 계약이 깨지면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해상 유전의 경제성이 올라갔고, 셔틀탱커 자체가 희소성이 큰 인프라 자산이라 쉽게 대체 노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KTB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이번 투자는 KDB산업은행이 국내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5년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오션 밸류업 펀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KTB자산운용은 2016년 5월 해외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하고 해외 부동산과 선박, 항공기,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실물 자산에 대한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선박금융 전문가를 영입하고, 독일 영국 싱가포르 등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마지혜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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