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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반기 한계기업 대폭 늘 수 있다"는 금융위원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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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약칭 기촉법)’이 오는 30일 일몰을 맞는다. 국회의 오랜 공전으로 시한 연장법안은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했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도 난항이어서 언제 재입법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기촉법이 사라지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워크아웃 대신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 모두 비상이다.

국회의 무관심과는 반대로 구조조정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시중금리 상승과 불황으로 하반기에 한계기업이 대폭 늘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위축과 금리상승기 자금 압박,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한계선상에 놓인 중소·중견기업이 적지 않다. 조선·건설 등 취약 업종의 협력업체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워크아웃이 막히면 채권단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자율협약이나 ‘사실상 부도’ 낙인이 찍히는 법정관리 외엔 달리 회생 방법이 없다. 기업들에는 생사가 달린 문제다.

하지만 여당 일각과 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의 폐지론도 만만치 않다. 기촉법이 선제적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관치(官治)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는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제정된 만큼 이제는 폐지하고 주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대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전혀 일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처럼 한계기업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미 정착된 구조조정 수단을 없애라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더구나 기촉법은 2001년 입법 이후 다섯 차례 입법과 네 차례 일몰을 거치며 관치요소를 많이 제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기촉법 일몰 때마다 벌어지는 시한연장 논란은 불필요한 소모전에 가깝다. 지난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재연장 대신 상시화 또는 폐지 결정을 권고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부실징후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한 번만 하고 끝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위기의 상시화’로 치닫고 있는 기업 경영환경에 걸맞게 구조조정 근거 법률도 이제는 한시법이 아니라 상시법으로 제정하는 게 필요하다. 국회가 이런 입법조차 외면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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