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딱지 뗀 모모랜드 A급으로 성장할 매력 충분해
밝고 방방 뛰는 흥도 좋지만 은근한 흥으로 다가가는 건 어떨까
모모랜드의 네번째 미니앨범 '펀 투 더 월드'(Fun to The World) 쇼케이스가 열렸던 26일 오후, 서울은 여름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듯 요란한 비가 쏟아졌다. 취재를 위해 모모랜드의 쇼케이스 장소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로 향하면서 무려 450만 조회를 기록했다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BAAM'의 티저 영상을 살펴봤다. 한층 짙어진 모모랜드만의 흥과 재미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어 쇼케이스를 기대케했다.
어느덧 데뷔한지 3년이나 됐다는 모모랜드는 여전히 신인 아이돌인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아이돌의 생존 골든타임인 2년을 무사히 넘기면서 이제 언론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가수가 됐다. 당장 이날 쇼케이스장에 모인 언론의 규모만 봐도 분명히 모모랜드는 비주류가 아니었다.
이 소녀들이 긴장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준비했을 네번째 미니앨범 '펀 투 더 월드'(Fun to The World). 쇼케이스장에서 모모랜드의 무대와 인터뷰를 보고 느낀 이번 뷰포인트 세가지를 짚어봤다.
▲"비주류 딱지를 떼다" 달라진 위상
앞서 언급했듯이 쇼케이스장의 규모도 그랬고 이날 현장을 찾은 기자들이 숫자만 봐도 모모랜드의 위상은 전에 비해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모모랜드 혜빈은 이에 대해 "이렇게 멋지고 큰 장소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더 많은 팬들이 오실텐데 팬들을 위해 신나고 좋은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혜빈은 "이곳을 우리가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팬 쇼케이스를 했는데 귀찮아서 안 오실까봐 걱정했다. 근데 매진이 됐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고 굉장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모모랜드의 달라진 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모모랜드는 연우는 "'뿜뿜'으로 1위를 한 후 주변 생활이 달라졌다. 요즘에도 멤버들끼리 다같이 숙소에 사는데 에어컨, TV, 드럼 세탁기 등 전에 없던 게 생겼다. 또 처음으로 비행기에서 비즈니스석을 타게 됐다. 처음 타봤는데 모든 게 너무 신기했다. 기내식 메뉴를 고를 수 있는지 몰랐다"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모모랜드는 데뷔 초 무한도전 등 각종 예능에 단타로 출연하며 몸이 부서져라 춤을 췄다. 어떻게든 이슈가 되고 방송에 나와야 생존할 수 있는 신인걸그룹의 간절함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예능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가 버겁기도 했을텐데 모모랜드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들을 알렸다. 그때에 비하면 모모랜드의 위상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긍정은 우리의 힘"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
모모랜드는 인터뷰 내내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을 아끼지 않았다.
혜빈은 "신사동호랭이 작곡가와 두 번째 작업이다. 지난 앨범보다 저희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파악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작업했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해외에서 다시 셔플댄스가 유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모랜드도 함께 붐을 일으켜보자는 마음으로 안무에 셔플 댄스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이는 "이번 타이틀곡에는 셔플 안무가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멤버들 모두 하루에 기본적으로 7시간 이상 셔플을 연습했다. 팔을 흔들며 셔플 춤을 추는 게 쉽지 않은데 후렴에 나오는 섹시한 '배엠'파트에 가면 저절로 안무가 나온다"고 덧붙이며 안무에도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 대한 모모랜드의 자신감은 뮤직뱅크 1위 공약을 말하면서 더욱 선명해졌다. 태하는 "'뿜뿜'으로 저희가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열심히 해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싶다. 또 저희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면 뮤직뱅크 출근길에 저희의 무대 의상을 그대로 입고 가겠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민한 대중의 귀 사로잡으려면 '은근한 흥' 시도해야
하지만 이날 쇼케이스장에서 몇몇 기자들은 모모랜드의 이번 앨범에 대해 전작과 흡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실제로 'BAAM'의 분위기는 '뿜뿜'과 유사한 것이 사실이다. 'BAAM'으로 모모랜드만의 밝고 유쾌한 DNA를 가지고 가는 것도 좋지만 '자가복제'를 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연우는 "'뿜뿜'도 저희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저희에게 뭐가 잘 맞는지를 고민하고 찾던 중에 얻은 결과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회사와 프로듀서팀이 저희의 매력을 더 극대화시킬 수 없을까 고민했고 그렇다보니 '뿜뿜'의 연장선에서 'BAAM'이 나왔다. 다음 곡부터는 새로운 도전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인은 "저희가 재밌는 것을 추구하지만 웃기게 보이지는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좀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저희만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건 분명히 좋은 시도다. 그러나 대중들의 귀는 예민하다. 음악적으로 조금 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래도 모모랜드의 음악적 성장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대목은 나머지 수록곡들이었다. 타이틀곡 외의 수록곡들이 모모랜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활동에서 이러한 부분을 수면 위로 꺼내 팬들에게 다가간다면 어떨까. 흥은 밝은 모습만 보이고, 춤추고, 방방 뛰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은근한 흥'으로 팬들의 가슴을 간질여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모모랜드는 지난 3년동안 쉴틈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멤버들은 여전히 다양한 활동에 목마른 모습을 보였다.
혜빈은 "과거에 저희가 '떠오르는 신흥 강자'였다면 이번에는 '흥 강자'로 남았으면 좋겠다. 다시 데뷔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앞으로 해외 투어부터 다양한 활동이 예정돼 있기때문에 기대가 크다. 팬분들께서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낸시는 "이번 활동을 하면서 나가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많다. '런닝맨', '아는 형님', '아이돌룸' 등 불러만 주신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라고 힘차게 포부를 전했다
사재기 의혹으로 마음 고생이 컸을 이 소녀들이 최근 그 의혹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을 것이다. 일본 현지 반응도 뜨겁다고 했다. 'BAAM'의 티저 영상 클릭수만 봐도 대중들이 모모랜드에게 얼마나 관심이 큰 지 알 수 있다. 이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 소속사는 모모랜드의 건강에도 더욱 신경써야 한다. 모모랜드의 에너지가 팬들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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