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美 공군기지→하와이 송환
신원확인 작업 거칠 듯
[ 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6·25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이미 오늘 200구의 유해를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열린 지지자 유세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북한이 250구 이상의 군인 유해를 하루 이틀 안에 송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WSJ는 전사자 유해가 경기 오산에 있는 미 공군기지로 송환되고,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활주로에서 추념 행사가 열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후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로 이송해 신원 확인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6·25 당시 실종된 미군 병력이 총 7697명으로, 이 중 5300여 구가 북한 땅에 묻혀 있다고 추산한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33차례 합동조사를 벌여 229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이 벽에 부딪히면서 추가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북한에 있는 미군 전사자 유해가 며칠 안에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채드 캐럴 주한미군 대변인은 WP에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전에 발굴한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고려할 때 “이미 오늘 송환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유해를 인도받았다기보다는 유해 송환 절차가 곧 시작된다는 예고성 발언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박수진 기자 psw@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