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한국防産
[ 박상용 기자 ]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지상무기 전시회’.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무기 전시회인 이 자리에 현대로템이 처음으로 개별 전시장을 마련했다. 해외 방산 관계자들을 상대로 K2전차와 8×8 차륜형 장갑차, 장애물 개척 전차 등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2008년 터키에 K2전차 기술 수출을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K2전차 수출을 위한 영업활동에 집중했다”며 “유럽과 중동 지역 주요 군 관계자들을 만나 K2전차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집중 홍보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방산부문이 빠르게 해외 시장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K2전차와 차륜형 장갑차 체계 등 주력상품 수출에 힘쓰는 한편 글로벌 방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웨어러블 로봇 같은 미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차에서 차륜형장갑차로 영역 확대
현대로템의 주력 제품군은 전차다. 1984년 K1전차로 시작해 1997년 이를 개량한 K1A1전차를 개발했다. 2008년엔 터키와 K2전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독일 같은 전차대국을 제치고 계약을 맺어 주목받았다.
이후 현대로템은 K2전차를 수출하기 위해 해외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 적극 참가했다. 지난해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IDEX’에 참가했다. 이 행사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육·해·공 통합 전시회다. 당시 전시회엔 K2전차, 8×8 차륜형장갑차, 8×8 차륜형지휘소용차량, 구난전차, 교량전차, 장애물개척 전차 등 현대로템의 주력 제품 6종이 전시됐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현대로템은 2012년 차륜형장갑차 기본형 시제 업체로 선정돼 2015년 5월 체계 개발을 완료했다. 이듬해 12월에는 초도양산 물량을 수주하고 2017년 12월에는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차륜형장갑차는 6×6 기본형인 K806과 8×8 보병전투용 K808 등 두 종류다. 두 모델에는 각 바퀴가 따로 움직이도록 하는 독립현수장치가 설치됐다. 이로 인해 야지 험로를 주행할 때 승무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808 타이어에는 공기압 자동조절장치(CTIS)가 설치됐다. 주행 안전성이 좋고, 사격을 당하더라도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전술타이어와 도하용 수상추진장치가 적용됐다.
차륜형장갑차는 차체 공용화를 통해 대공포, 지휘소 등 계열 차량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가치가 높다는 설명이다. 현대로템은 2016년 10월 야전에서 지휘소 역할을 할 수 있는 차륜형지휘소용차량 체계개발 사업 수행자로 선정돼 계열차량 수주에 성공했다. 차륜형장갑차는 중동,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수요가 커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도 주력
현대로템은 기존 제품군인 차륜형장갑차, 전차뿐 아니라 무인무기체계 연구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래 방산산업의 핵심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200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방로봇을 개발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힘을 합쳐 자율주행 실험차량 연구개발에도 성공했다. 2011년엔 무인감시정찰실험플랫폼 연구를 하면서 무인무기체계 개발에 나섰다.
웨어러블 로봇도 개발 중이다. 2010년 산업용 근력증강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5년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2013년 고반응 보행제어기술 검증 모델을 개발해 국방과학연구원에 납품했다. 또 민군기술협력과제로 험지 적응형 하지근력 고반응 제어기술을 개발하는 등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 확보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현대로템은 사용자가 허리와 무릎의 부하를 40~50% 낮출 수 있는 모듈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밖에 군사용, 산업용, 의료용 등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개발 중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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