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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3% 급락… 1弗=110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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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외환시장 '흔들'

G2 무역전쟁·신흥국 불안 '후폭풍'…한국 금융시장 '휘청'

외국인 투자심리 급랭
닷새간 1.5兆 순매도

코스피 3개월여 만에
2400선 힘없이 무너져

원·달러 환율 급등
7개월 만에 1100원대



[ 강영연/김은정 기자 ]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가 2370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지수도 3% 급락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27.80포인트(1.16%) 내린 2376.24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개월여 만에 24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25.99포인트(3.00%) 내린 840.23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지난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8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신흥국보다 안전하다고 평가받던 한국시장으로도 위기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전무는 “미·북 정상회담 등 남북한 관계 개선 기대로 버티고 있던 증시에 호재가 사라진 영향도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커져 시장이 진정될 때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원1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04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20일 이후 7개월 만에 1100원 선을 넘어섰다.

3개월여 만에 2400선을 내준 코스피지수는 18일 한때 236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장 시작부터 ‘팔자’로 출발한 외국인은 매도 규모를 늘리며 이날 하루에만 319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이 각각 50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린 뒤 연내 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양적완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연일 순매도하고 있다. 현상균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달러인덱스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정보기술(IT)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1899억원), SK하이닉스(634억원) 등 유가증권시장 상위종목을 내다 팔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수출 비중이 높은 IT주엔 호재지만 신흥국 위기가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항공, IT, 로봇 등에 집중돼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4조7000억원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해 6% 이상 낮아졌다.

코스닥시장도 이날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233억원, 95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 하락세는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중 이날 상승한 종목은 6개에 불과했다. 특히 원익IPS(-5.13%) 테스(-6.50%) 원익테라세미콘(-5.76%) 등 반도체 장비주, 비아트론(-9.09%) AP시스템(-7.57%) 등 디스플레이 장비주, 비에이치(-9.14%) 코리아써키트(-6.85%) 등 휴대폰 부품주 같은 IT 기업들의 하락폭이 컸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치가 낮아지면서 IT기업에 매도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남북한 경협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건설(-2.66%) GS건설(-3.28%) 등 건설주와 고려시멘트(-2.63%) 등 시멘트주, 이화공영(-1.66%) 이화전기(-1.94%) 등 송전주까지 모두 조정을 받았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급등한 남북 경협주 등은 사업 성과에 비해 기대가 높았던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는 외환시장에 직격탄을 던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원10전 오른(원화가치는 하락) 달러당 1104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로 달러화 강세가 심해지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5일에만 14원60전 뛴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서만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까이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11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지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면서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한 데다 북한 위험요인 완화 등 호재도 만만치 않아 전체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는 연말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안전 자산 수요가 늘면서 이날 채권시장에선 10년 만기 국채 선물 거래량이 사상 최대인 18만2692계약(액면가 18조2692억원)을 기록했다.

강영연/김은정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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