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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도전의 역사' 써 가는 대한민국 역대 월드컵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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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라는 큰 이슈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전에서 5대0이라는 화끈한 스코어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개막했다.

피파랭킹이 낮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개막전의 주인공이 되면서 월드컵 흥행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러시아는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를 초토화시키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 모았다.

러시아의 월드컵 개막전 승리는 '약팀이 거둔 대승'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반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부족함없다.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의 공격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축구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도 상황도 러시아와 비슷하다. 하지만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기분 좋은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과거 월드컵 전적은 어땠을까? 대한민국은 월드컴 단골 손님이다. 역대 월드컵에 총 아홉 차례나 참가하며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세워왔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을 총 정리해봤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2패]

대한민국 VS 헝가리 0 대 9 (패)
대한민국 VS 터키 0 대 7 (패)


대한민국의 첫 월드컵 진출은 1954년 열린 스위스 월드컵이었다. 당시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한일전에서 대한민국은 일본에 1승1무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월드컵 첫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월드컵 출전은 경기보다 이동거리에 따른 어려움이 더 컸다. 우리 선수들은 우여곡절 끝에 미공군 수송기를 타고 스위스 취리히까지의 이동했다. 하지만 취리히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이 헝가리와의 첫 경기까지 불과 10시간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도착했다. 오랜 비행의 피곤함을 떨치지 못한 우리 선수들은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0 대 9로 참패했고 터키와의 2차전에서도 0 대 7로 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월드컵 첫 참가에 의미가 있었던 대회였다.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1무 2패]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1 대 3 (패) 박창선(후반 27분 골)
대한민국 VS 불가리아 1 대 1 (무승부) 김종부(후반 24분 골)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2 대 3 (패) 최순호(후반 17분 골), 허정무(후반 43분 골)


대한민국의 두 번째 월드컵 출전은 1986년 열린 멕시코 월드컵이었다. 당시 대표팀의 에이스였던 허정무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였던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를 걷어찬 사진으로 유명했던 그 대회다. 이때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A조에 속했던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에서 1 대 3으로 패했지만 불가리아와의 2차전에서 1 대 1로 비기면서 월드컵 첫 승점 획득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탈리아와 가졌던 3차전에서는 2 대 3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3패]

대한민국 VS 벨기에 0 대 2 (패)
대한민국 VS 스페인 1 대 3 (패) 황보관(전반 43분 골)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0 대 1 (패)


세번째 월드컵 출전은 1990년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아시아지역 1차 예선에서 총 25골 득점, 6전 전승으로 최종 예선에 진출했고 최종 예선에도 5전 3승 2무의 무패를 기록하며 가뿐하게 월드컵에 진출했다. 이때 아시아 예선에서 성적이 워낙 좋았기에 월드컵 성적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다. 하지만 세계 무대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치러진 본선에서 대한민국은 벨기에에 0 대 2로 패했고 스페인에 1 대 3, 우루과이에 0 대 1에도 차례로 패하며 전패를 기록했다.

▲ 1994년 미국 월드컵 [2무 1패]

대한민국 VS 스페인 2 대 2(무승부) 홍명보(후반 40분 골), 서정원(후반 44분 골)
대한민국 VS 볼리비아 0 대 0(무승부)
대한민국 VS 독일 2 대 3(패) 황선홍(후반 7분 골), 홍명보(후반 18분 골)


1994년 미국 월드컵은 대한민국에게 잊을 수 없는 대회다. 당시 대한민국은 아시아예선도 통과하지 못할 뻔했다. 이른바 '도하의 기적'으로 어렵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세계최강 스페인과 본선 1차전에서 홍명보, 서정원이 극적인 연속골을 넣으면서 2 대 2로 비기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볼리비아와 0 대 0으로 비긴 뒤, 독일에 2 대 3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도 실패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과거와는 달리 세계 무대에서 마냥 큰 점수차로 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다.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무 2패]

대한민국 VS 멕시코 1 대 3(패) 하석주(전반 27분 골)
대한민국 VS 네덜란드 0 대 5(패)
대한민국 VS 벨기에 1 대 1(무) 유상철(후반 26분 골)


1996년 6월 프랑스 월드컵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감독이 대표팀을 맡으면서 그 열기가 더욱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본선 첫 경기였던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하석주의 선제 프리킥골로 앞서 나가다 연이어 3골을 내주며 1 대 3으로 패해 아쉬움이 컸다. 당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는 0 대 5로 패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대회 기간 도중 차범근 감독을 경질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 벨기에와의 3차전은 김평석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치러졌고 선수들은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1 대 1 무승부를 거뒀다.

▲ 2002년 한일 월드컵 [4승 1무 2패]

대한민국 VS 폴란드 2 대 0(승) 황선홍(전반 26분 골), 유상철(후반 9분 골)
대한민국 VS 미국 1 대 1(무) 안정환(후반 33분 골)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1 대 0(승) 박지성(후반 25분 골)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2 대 1(승) 설기현(후반 43분 골), 안정환(연장전 후반 12분 골)
대한민국 VS 스페인 0 대 0(무) 승부차기 결과 5 대 3으로 대한민국 승리
대한민국 VS 독일 0 대 1(패)
대한민국 VS 터키 2 대 3(패) 이을용(전반 9분 골), 송종국(후반 43분 골)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축구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은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2 대 0으로 승리하며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거뒀고 이어 미국과 1 대 1로 비긴 다음, 박지성 선수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포르투갈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민국은 조 예선에서 한 번도 지지 않으며 역대 최초 16강 진출을 이뤄내 온 국민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탈리아와 가진 16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넣으면서 8강에 진출했고 8강전에서 스페인과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월드컵 개최 대륙에서 우승 국가가 나온다'는 징크스를 거론하며 대한민국이 우승하는 것 아니냐는 앞선 기대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과 가졌던 4강전에서 대한민국은 독일과 대등하게 겨루면서 그 꿈이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아쉽게 독일에 0대 1로 패배했고 터키와의 3·4위전에서 2 대 3으로 패하며 최종 4위로 한일월드컵을 마감했다.

▲ 2006년 독일 월드컵 [1승 1무 1패]

대한민국 VS 토고 2 대 1(승) 이천수(후 반9분 골), 안정환(후반 27분 골)
대한민국 VS 프랑스 1 대 1(무) 박지성(후반 36분 골)
대한민국 VS 스위스 0 대 2(패)


2006년 열린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 등과 G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겨뤘다. 대한민국은 토고와의 1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이천수 선수의 프리킥 골과 안정환 선수의 중거리 골이 터지면서 2 대 1로 역전했다. 이 경기는 월드컵 사상 첫 원정 승리였기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이어 열린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의 골로 1 대 1 무승부를 기록, 16강 가능성을 한껏 높였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0 대 2로 스위스에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승 1무 2패]

대한민국 VS 그리스 2 대 0(승) 이정수(전반 7분 골), 박지성(후반 7분 골)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1 대 4(패) 이청용(전반 45분+1 골)
대한민국 VS 나이지리아 2 대 2(무) 이정수(전반 38분 골), 박주영(후반 4분 골)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2 대 1(패) 이청용(후반 23분 골)


대한민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외국인 지도자 시대를 끝내고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첫 경기 상대였던 그리스를 2 대 0으로 꺾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에게 1 대 4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려워 진 듯 보였다. 그런데 마지막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에서 2 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원정 첫 16강이라는 역사를 썼다. 우루과이와 펼친 16강전에서는 1 대 2로 패해 아쉬움을 더했지만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소중한 역사를 남겼다.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무 2패]

대한민국 VS 러시아 1 대 1(무) 이근호(후반 23분 골)
대한민국 VS 알제리 2 대 4(패) 손흥민(후반 5분 골), 구자철(후반 27분 골)
대한민국 VS 벨기에 0 대 1(패)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가진 본선 첫 경기에서 1 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첫 승 제물로 노렸던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4-2로 대패하면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결국 또 한 번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 대한민국은 알제리와 러시아의 경기에서 러시아가 승리할 경우 대한민국이 벨기에에게 2점 차로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때 당시의 벨기에는 세계 최강팀이었고 국민들이 원했던 경우의 수는 일어나지 않았다. 안타까웠던 것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역대 월드컵 통산 전적

통산 31전 5승 9무 17패 31득 67실
4강 진출 1회, 16강 진출 1회


종합해보면 대한민국의 월드컵 역사는 '도전의 역사', '눈물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리며 월드컵에서 단골손님이었지만 정작 그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 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할 확률을 0.1% 미만으로 평가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중 최하위였다.

또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20.1%로 32개국 중 3번째로 낮았다. 한국보다 낮은 확률을 보인 나라는 나이지리아(17.1%)와 파나마(13.2%) 뿐이다. F조에 속한 국가들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독일(80.5%), 멕시코(47.8%), 스웨덴(45.9%) 순으로 나와 세계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 중 하나이며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월드컵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FIFA 랭킹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 5월 61위까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월드컵은 '반전의 역사'가 꾸준하게 쓰여진 대회다. 또한 월드컵 경험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드컵 4강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다. 국내외의 평가와 여론이 현재 대한민국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이럴 때 반전이 일어난다면 감동은 훨씬 커진다. 신태용 감독이 말했던 '기분 좋은 반란'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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