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세종갤러리서 개인전 여는 김춘옥 화백
[ 김경갑 기자 ] “화선지와 먹, 천연물감을 만지고 씨름한 지 벌써 5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한국화의 현실이 어렵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땅 밑으로 더 가라앉은 느낌이죠. 그럴수록 한국화의 가능성 탐구에 매진할 겁니다.”
전통 한국화 실험을 통해 ‘현대판 수묵화’ 장르를 개척한 김춘옥 화백(73·사진)의 말이다. 오는 19일 서울 퇴계로 세종갤러리에서 시작하는 김 화백의 개인전(7월1일까지)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운차게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회 주제는 ‘유현(幽玄)의 앙상블’. 한지를 여러 겹 쌓아 올린 화면에 먹과 색을 칠한 다음, 다시 손으로 뜯어내는 방식으로 꽃 숲 나무 등을 묘사한 근작 30여 점을 내보인다.
서울대 미대 한국화과를 나온 김 화백은 ‘자연-관계성’이라는 묵직한 철학적 주제를 갖고 서양 미술에서 주로 쓰이는 콜라주와 데콜라주라는 기법을 전통 한국화에 접목해 왔다. 다양한 자연의 형상을 표현한 그의 작품은 전통성에 바탕을 두되 한국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세계화를 함께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한국화여성작가회장, 한국미술협회 수석부이사장을 차례로 지낸 그는 한국화의 이런 실험성을 인정받아 옥관문화훈장(2003년)과 한국미술문화상(2007년)을 받았다. 2010년부터 작년 초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장을 맡아 전국 96개의 낡고 퇴락한 마을에 예술로 새 옷을 입히는 미술 대중화에 앞장섰다.
젊은 시절 현대적 수묵화 작업에 뛰어든 김 화백은 2000년 이후 자연과 사람의 공존, 인연과 같은 ‘관계’라는 파격을 화면에 끌어들였다. 어떤 대상이나 사물을 독립적이고 고착화된 존재로 보지 않고 서로의 관련성에서 미감을 찾기 시작했다. 춘하추동 자연 풍광을 그리기보다는 특정 사물을 보거나 현상을 경험했을 때 연상되는 우연한 느낌과 관계를 덩어리로 만들어 색채와 형태로 풀어놓는다. ‘김춘옥의 한국화’가 수묵화의 현대판처럼 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이런 관계의 유현미를 살려내기 위해 먼저 한지를 5~8겹가량 차례로 발라 올린다. 경우에 따라 색지를 배접하기도 한다. 종이가 마른 뒤에는 수묵을 밝은색에서 어두운색의 순서로 풀어놓는다. 마지막으로 화면에 올라가는 색깔은 다층적 명암의 세계가 묻어 있는 검은색이다. 화면은 배어들었던 농담이 저마다 형상을 이루며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1m 크기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종이를 뜯어내고 메우고 하는 수만 번의 손놀림이 필요합니다. 30년 작업했더니 지금은 손금이 아예 없어졌어요.”
김 화백은 최근 서양화에 밀려 한국화가 크게 위축된 현실과 관련해 “살아남는 게 나아가는 시대”라고 함축적으로 요약했다. 관람객이 선택하는 게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고, 옳은 것이 반드시 살아남는 건 아니라고 전제한 뒤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 것을 챙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자가 원래 나라 밖에서 들어왔지만 지금은 식재료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듯이 한국화도 외부적 요소를 흡수해 익숙해지다 보면 내 것이 돼 스스로 풍부해진다는 얘기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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