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근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전자의료정보시스템(EMR) 기술 표준화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표준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죠.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당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임효근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사진)은 14일 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의료 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당근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합류한 그는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 삼성의료원 기획조정처장 등을 거쳐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부터 15일까지 '진화하는 데이터'를 주제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이끌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사례, 인공지능, 모바일헬스, 빅데이터, 정밀의료, 간호정보학, 표준화 등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을 15개 세션으로 구성했다. 74편의 자유연제 및 포스터도 발표한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참여하는 '의료정보리더스포럼'과 HL7 Korea가 주관하는 'HL7 Asia Annual Symposium'가 열린다.
의료 인공지능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의료 빅데이터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다수 의료기관에서 EMR을 도입한 한국은 전산화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평가 받지만 정작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박래웅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은 "미국은 표준화된 EMR을 보급하고 환자들에게 질적으로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표준화 작업이 진행됐다"며 "기본적인 EMR을 평가했을 때 미국은 90% 이상 보급됐고 환자 진료에 의미있게 쓸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와있지만 한국은 몇개 대학병원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표준화를 개인 병원이나 기업에 맡겨서는 동력을 얻기 힘들다. 박 이사장은 "기업이나 개별 병원은 표준화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며 "표준화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공적인 가치"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표준화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의료 질을 높이고 보건의료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좋은 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사, 데이터과학자 등을 하나로 묶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회 역할도 크다. 임 위원장은 "의사는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의료 정보 전문가는 아니다"라며 "정보를 창출하고 있지만 지식과 지혜를 만드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조직문화 중요하다"며 "학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활용을 늘리는 방향과 데이터 보안을 지키는 방향 사이에서 학회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EU는 GDPR이라는 핵폭탄급 발표를 했는데 개인정보 규정을 어기면 매출의 4%, 2000만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매긴다는 것"이라며 "데이터 활용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표준화와 함께 정보보안이 확보되지 않으면 의료정보 활성화는 먼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 관련 표준포럼, 보안포럼과 협력해 제대로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 기술 개발이 궁극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임 위원장은 "경비를 절감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 기술인데 새 EMR 도입 후 100명 봐야할 환자를 10명 밖에 보지 못하고 전산을 보조하는 직원이 따로 앉아 입력하는 인건비 부담이 생기기도 한다"며 "기술의 아이러니"라고 했다. 그는 "의료정보 뿐 아니라 전반적인 과학기술 개발이 인류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인문 사회학적 성찰이 필요하다"며 "나중에 생길 문제를 예방하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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