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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불붙은 통신비 인하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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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요금제 내놓은 KT

데이터요금제는 모두 무제한
정부 '보편요금제' 보다 혜택 큰 상품도 출시
로밍요금, 최대 95% 저렴

전문가 "가격통제보다 경쟁으로 요금인하 유도를"



[ 이정호 기자 ] 국내 통신사들의 요금·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다. 올해 초 이동통신시장 3위인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전송 속도와 기본 제공량 제한을 푼 무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시장을 흔든 것을 시작으로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가 잇따라 요금제 개편에 가세하고 있다.


8만원대 상품은 속도·용량 무제한

KT는 30일 신규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와 해외로밍 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2015년 ‘데이터 선택요금제’를 출시한 뒤 3년 만에 새로 선보인 LTE 요금제는 데이터 차단 없는 ‘데이터온(ON) 요금제’ 3종과 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위한 ‘LTE베이직’ 1종이다.

데이터온 요금제는 기존 9개로 나뉜 요금제 구간을 3개로 단순화하고, 모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데이터온 3종 요금제는 데이터 속도·용량에 제한이 없는 ‘프리미엄’(부가세 포함 8만9000원)과 일정량의 데이터 소진 후 속도를 제어하는 조건으로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디오’(100GB 기본 제공, 6만9000원), ‘톡’(3GB 기본 제공, 4만9000원)으로 구성됐다.

25% 선택약정(요금) 할인을 받으면 월 요금은 각각 6만6750원(프리미엄), 5만1750원(비디오), 3만6750원(톡)으로 낮아진다. 속도 제한 조건이 있지만 최저 월 3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엔 월 6만원 중반대 요금제부터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속도 제한)가 제공됐다.

KT는 해외로밍 요금제도 개편했다. 과금 단위를 분에서 초로 바꾸고, 미국·중국·일본 로밍요금을 국내 표준 요금제 수준(초당 1.98원)으로 인하했다. 해당 3국에서 한국으로 전화할 때 10분에 5500~2만4000원가량 부과됐다면 이제는 12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기존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한 수준이다.

보편요금제보다 혜택 큰 저가요금제

KT가 이날 내놓은 새 요금제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저가 요금제인 LTE베이직이다. 이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매월 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기존 요금제에서 가장 밑단에 있던 ‘데이터선택 32.8(300MB 데이터, 월 3만2800원)’에 비해 데이터 제공량이 3.3배 많아졌다. 선택약정 할인을 받으면 이 요금제의 가격은 월 2만4750원까지 내려간다.

이 요금제는 문재인 정부가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의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보다 음성통화 부문에서 혜택이 더 크다. 정부가 법제화 절차를 밟고 있는 보편요금제는 음성 200분, 데이터 1GB 혜택을 월 2만원 요금에 주는 게 핵심이다. KT가 파격적인 조건의 저가요금제를 내놓으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의 저가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시장 경쟁 가열로 정부가 연내 도입할 예정인 보편요금제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경쟁 유도해 통신비 내려야”

통신사 간 요금·서비스 경쟁은 포화상태에 달한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를 서로 뺏고, 지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올해 요금 경쟁의 방아쇠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당겼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국내 처음으로 속도 제한 없이 LTE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월정액 8만8000원)를 출시했다. 이달 28일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에 모바일 데이터와 테더링(데이터 나눠쓰기)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로밍 요금제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3월 국내 처음으로 무약정 고객에게도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기로 결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 개편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신규 요금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보편요금제와 같은 반(反)시장 가격통제 대책 대신 시장경쟁을 통해 통신비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정부는 민간 서비스 요금인 통신요금 산정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며 “업계 자율의 요금 경쟁으로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낮춰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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