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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2018] 피용 "AI·빅데이터·로봇이 여는 新시장… 거대한 투자 기회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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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

기조연설

금융·헬스케어·교육 등
AI가 비즈니스 생태 바꿀것

美기업 빅데이터 독점 맞설
4차산업혁명 투자 서둘러야



[ 정영효 기자 ] 프랑수아 피용 전 프랑스 총리(사진)는 “유럽연합(EU)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리더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공학 같은 4차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용 전 총리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8 글로벌 사모·헤지펀드·멀티애셋 투자 서밋’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점진적인 퇴조와 중국의 급부상,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 등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EU의 당면 과제는 ‘신기술 위협’의 대처”라고 강조했다.

2007~2012년 프랑스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해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접전을 벌인 거물 정치인이다. 1994년부터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한국통으로, 유럽 대형 자산운용사인 티케하우캐피털의 파트너로서 ASK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EU가 4차 산업혁명의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AI와 로봇공학 같은 분야에서 거대한 투자 기회가 열릴 것과 동시에 투자자도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피용 전 총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역은 어디에도 없다”며 “금융은 물론 헬스케어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이 인공지능과 결합해 기존 시스템을 급진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대기업들의 빅데이터 독점은 유럽 지역 경제에 있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이라며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로 불리는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유럽 침공’을 우려했다. “빅데이터를 독점한 주체가 정부의 전통적인 권위에 도전하고 정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평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U는 지난 25일부터 EU 역외 기업에 대한 개인정보 이용규제를 강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시행했다. 공식적으로는 개인정보의 권리를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률이지만, 유럽에 활발히 진출해 있는 해외 IT기업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평가된다. 피용 전 총리는 그러나 “규제로만 미국 대기업의 빅데이터 독점을 해결할 수 없다”며 “EU 국가들이 집단 대응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항해 유럽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한 그는 특히 ‘유로화의 세계화와 미국 달러로부터의 독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앞세워 자국 행정력을 세계 다른 국가들에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 기업은 국제 무역을 위한 ‘진짜 국제 화폐’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EU 내 세제통합 같은 개혁을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용 전 총리는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는 오히려 EU 개혁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신기술 위협에 대항해 EU가 중국과 미국식 성장 모델과는 다른 제3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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