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동탄역, 1개 노선서 3중 환승역으로
공덕역 5개 노선…서울·수서역 '6중 역세권'
다중 환승역 주변 부동산값은 비싸다. 이는 여러 노선의 지하철(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역이다. 각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보니 다중 역세권 근처에 살고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현재는 4중 환승역이 최대다. 앞으로 최대 6중 환승역까지 나올 전망이다. 정부가 다양한 신규 철도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현재 다중 환승역은 어디?
수도권 지하철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1~9호선을 비롯해 공항철도, 신분당선, 경의선, 수인선 등 17개 노선이 수도권을 달린다. 현재 서울의 4중 역세권은 왕십리역 공덕역 서울역 등 3곳이다. 성동구 왕십리역에선 2·5·경의중앙·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다. 마포구 공덕역에선 5·6·경의중앙·공항철도를 탈 수 있다. 서울역에선 1·4·경의중앙·공항철도 이용이 가능하다.
3중 환승역으로는 김포공항역 종로3가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홍대입구역 고속터미널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상봉역신설동역 회기역 청량리역 등 10개 역이 있다. 이중 역세권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다중 역세권이란 사실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건 아니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인기 노선이 많이 지나야 한다. 인기노선은 2호선 9호선 등 핵심 일자리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1개 노선에서 트리플 역세권으로
국토교통부는 5년 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한다. 향후 추진할 철도 건설 사업을 담은 계획안이다. 2006년 1차 구축계획을 시작으로 2016년 3차 구축계획까지 나왔다. 3차 계획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정부가 시행할 고속·일반·광역철도 사업은 81개에 달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신안산선 등 일부 노선은 사업자 선정을 마친 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다중 역세권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는 1개 노선뿐이지만 새롭게 역이 개통하면서 향후 3중 역세권으로 거듭나는 역도 있다. 경기 안양시 4호선 인덕원역이 대표적이다. 월곶~판교선과 인덕원~동탄선 건설을 차례로 앞두고 있다.
월곶~판교선(연장 40.13km)은 경기 시흥시 월곶역에서 출발해 광명·안양을 지나 분당구 판교역을 연결한다. 이 노선은 동서 철도망 구간 중 일부다. 국토부는 월곶~판교 구간을 시작으로 판교~여주, 여주~원주, 원주~강릉까지 차례로 잇는 경강선 신설을 2016년 4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판교~여주 구간은 2016년 9월 개통했다. 월곶~판교선은 2021년 초께 착공 예정이다.
15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던 인덕원~동탄선도 지난 3월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경기 안양시 인덕원에서 화성시 동탄2신도시를 잇는 39.4km길이 철도다. 올해 하반기부터 2년간 기본·실시설계를 통해 세부 노선과 역사위치를 결정한 뒤 2021년 착공할 예정이다.
수서고속철도(SRT) 동탄역도 향후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인덕원~동탄선과 GTX A노선이 가세한다. 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주요 거점을 통과하는 급행철도다. A, B, C 3개 노선 중 A노선은 파주~일산~삼성~동탄을 잇는 노선(83.3km)이다. 정거장 10개소를 지난다. 개통 뒤 일산~서울역(26㎞) 구간은 13분, 동탄~삼성(38㎞) 구간은 19분 걸린다. 정부는 이달 27일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신한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올해 말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착공할 계획이다. 개통은 2023년 예정이다
◆5~6개 노선 지나는 다중 역세권 등장 예고
4개 노선 이상이 지나는 역도 속속 생겨난다. 1호선 광명역은 1개 노선에서 4개 노선으로 늘어난다.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인천 2호선 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 2호선 연장은 아직 노선 선정 과정에 있다. 인천시는 인천대공원~KTX 광명역(12.8㎞), 인천대공원~경부선 독산역(13.9㎞), 인천대공원~신안산선 매화역(8.6㎞) 등 3개 후보 노선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시는 이르면 하반기께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광명역은 현재 고속철도(KTX)도 지난다. 3개 노선 개통 뒤엔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교통 허브로 거듭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공덕역은 5개 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 된다. 공덕역은 현재도 4개 노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난다. 여기에 신안산선 개통도 앞두고 있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도 GTX A노선이 뚫리면 3호선 경의중앙선 대곡~소사선 교외선 등 5개 노선의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서울역과 수서역은 KTX, GTX 등 고속철도에 지하철까지 6개 노선이 지난다. 서울역은 현재 운영 중인 1·4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을 비롯해 GTX A노선, 신안산선 복선전철 신설이 예정돼 있다. 수서역은 SRT, 3호선, 분당선이 이미 지나고 있고 GTX A, 위례~과천선, 수서~광주선 역사 신설을 앞두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여러 노선이 지나는 역은 향후 교통 허브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일대 상업·주거 중심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예산 부족이나 사업성 부족 등으로 사업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착공 시기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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