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비디오커머스 공략
호찌민에 DADA스튜디오
모바일 특화된 짧은 동영상
내년부터 月 1000편 제작
유니레버 등과 계약 추진
광고로 수익모델 확보 전략
[ 류시훈 기자 ]
TV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은 지난해 3월 서울 홍대 인근에 ‘DADA 스튜디오’를 열었다. 매달 200개의 상품 리뷰 동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국내외에 유통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 CJ E&M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 네트워크인 ‘다이아 티비(DIA TV)’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팀만 1400여 개에 달한다.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해 7월 출범하는 CJ ENM이 베트남 등 동남아 비디오커머스(V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합병법인 출범에 맞춰 아시아 최대의 콘텐츠 제작센터인 ‘DADA스튜디오 베트남’을 호찌민에 열기로 했다. 한국 기업 생산시설이 해외에 들어선 사례는 많았지만 ‘동영상 콘텐츠 공장’이 설립되는 건 처음이다.
◆월 1000편씩 영상 생산·유통
DADA스튜디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V커머스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게 된다. V커머스는 영상(Video)과 상업(Commerce)의 합성어로,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짧은 동영상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상거래를 뜻한다. 기존 상업광고보다 제작 비용과 진입 장벽이 낮아 저비용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을 알리려는 기업들이 V커머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CJ ENM은 연말까지 70여 명의 전문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월 1000편, 연 1만2000편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통할 계획이다.
그동안 양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해온 디지털 콘텐츠 사업은 한계가 있었다. CJ오쇼핑의 DADA스튜디오는 상품 리뷰 위주로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한류 열풍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CJ E&M도 콘텐츠 제작 및 네트워크 역량에 비해 커머스 인프라가 부족했다. 상품 기획이나 콜라보 상품 개발에 그칠 뿐 수익모델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도한 CJ오쇼핑 미래성장본부 상무는 “두 회사의 V커머스 제작 역량과 인플루언서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V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DADA스튜디오 베트남에서 제작하는 V커머스 콘텐츠는 한류 팬덤을 보유한 CJ E&M 채널을 통해 유통된다.
◆유니레버 로레알 등과 계약 추진
CJ ENM이 호찌민에 DADA스튜디오를 열면 국내 스튜디오와 합쳐 월 1200편의 동영상 제작 능력을 갖추게 된다. 콘텐츠 제작 유통을 통한 광고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유니레버, P&G,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이 잠재적인 고객이다. 이들 기업은 모바일 이용률이 높고 신흥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V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안정성과 퀄리티를 갖춘 V커머스 콘텐츠 공급 업체가 많지 않아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베트남 제작센터를 통해 상품 유통에도 뛰어든다. CJ오쇼핑이 15년간 쌓아온 글로벌 상품 유통 경험과 CJ E&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의 e커머스 업체와 제휴를 맺어 DADA스튜디오 베트남이 제작한 V커머스 콘텐츠 속 상품을 직접 유통할 수 있는 판매채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동남아 2위 e커머스 업체 쇼피(Shopee)의 말레이시아몰에 ‘DADA 뷰티몰’ 개설을 추진 중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CJ오쇼핑과 올리브영의 자체브랜드(PB) 상품과 국내 중소기업의 K뷰티 상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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