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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코노미] 8년 준비해 시작한 산속 작은 수목원 '보타닉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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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전원생활 문답(2)



“백 살 되면 시골 가 살자.”

120호 되는 주민 90%는 도시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산속으로 계곡으로 길을 내고 집을 짓고 산다. 해발 700m를 넘는 고지다. 산세는 험하지만 전원생활 터로 그만큼 인기가 좋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알려진 강원도 평창에서 가장 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 방림면이다. 계촌리는 그 중에서도 서울 쪽에 가깝다. 횡성 둔내와 안흥을 경계로 하는데 웰리힐리파크(예전 성우리조트)가 있어 바로 옆이 스키장과 골프장이다. 영동고속도로 둔내IC와 최근에 생긴 KTX 둔내역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교통도 좋다.

둔내 쪽에서 웰리힐리파크 앞을 지나 고개를 넘는 길이 고원로다. 산길을 따라 고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개마루 쯤 ‘보타닉가든’이 있다. 분당서 살다 온 원도희 최은월씨 부부가 8년째 가꿔 작년에 오픈한 작은 수목원이다.

올해 쉰여덟 동갑인 부부는 결혼할 때, 부부 나이를 합해 100살이 되면 도시생활을 접고 공기 좋은 시골 가 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00년도에 이곳에 땅 2만여 평을 매입해 놓았다. 부부의 합친 나이가 100살이 돼 갈 때 이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단순히 놀고먹는 전원생활을 하기엔 너무 젊었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펜션 바람이 불었다. 주변으로 많은 펜션들이 들어섰다. 부부도 펜션을 생각해 전문가의 자문도 받고 준비도 했지만 지속성이 없을 것 같아 계획을 바꿨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관공농원이다. 법에서 정리해 놓은 관광농원은 ‘농어촌의 자연자원과 농림수산 생산기반을 이용해 지역특산물 판매시설, 영농 체험시설, 체육시설, 휴양시설, 숙박시설, 음식 또는 용역을 제공하거나 그 밖에 이에 딸린 시설을 갖추어 관광객들에게 이용하게 하는 사업’이다.

개발승인을 받으면 숙박시설, 음식점 등 다양한 시설들을 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책사업으로 시작한 지 오래됐고 또 많은 관광농원들이 허가를 받아 만들어졌지만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다. 비즈니스 마인드 없이 시설 투자만 했기 때문인데, 이들 부부에게는 아주 좋은 사업이었다.

그래서 7년 전에 허가받고 개발을 시작해 작년 7월에 커피숍과 엔틱 소품 판매점, 식물원을 우선 오픈했다.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는 정원에는 야생화 등 식물 30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스몰웨딩이나 가족모임 등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이 꾸며져 있다. 현재 와인 생산과 수제맥주 제조와 산책로 등을 준비 중이다.


“추운 곳이라 날씨와의 싸움이었고 시간과의 전쟁이었습니다.”

보타닉가든의 원도희 대표는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을 날씨와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춥거나 비가 와서 공사를 못할 때가 많았고, 애써 가꾼 식물들이 겨울을 나며 얼어 죽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8년 이란 긴 시간을 투자하고 나서야 남들에게 보여줄 정도의 모양을 갖추었다.

모든 것을 손수하겠다며 욕심을 낸 것도 큰 시행착오였다. 내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놓는 것이 의미 있겠다 싶었고, 또 사업을 하며 건물이나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어 직접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남의 손을 최소한 줄이고 모든 계획이나 공사를 직영했다. 실제 해보니 만만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수정하고 다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결국 시간과 경비를 많이 들이는 구조가 됐다. 시작할 때부터 전문가 도움을 받아 했으면 하는 후회도 하지만 그래도 작은 것 하나까지 구석구석까지 본인의 손길로 만들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앞으로 숙박이나 식당 등의 시설이 필요하고 그 밖의 다른 것들도 갖추어야 하는데 되도록 주변 이웃이나 마을과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 속에서 이웃과 어울릴 수 있는 가든이고 수목원이 됐으면 하는 것이 원대표의 바람이다. 오는 7월 11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주최가 돼 개최하는 ‘깡촌음악회’를 연다. 원도희 대표가 손수 기획해 시작한 음악회로 올해 4회째를 맞는다. 해발 700m 산중에 있는 작은 수목원 ‘보타닉가든’은 아랫마을에 꽃이 다 진 요즘 꽃이 한창이다. 산중에서 식물들이 피우는 꽃은 늦다.

시골 가서 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산중 전원생활은 고원의 식물들처럼 느리게 간다. 느리지만 때가 되면 꽃이 필 것이다. 부부의 전원생활은 하루하루 꽃이 돼 가고 있다.

전원생활 문답

[문] 관광농원 개발은 아무나 할 수 있나요?

[답] 개발계획을 수립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농어업인이나 농어업인단체 등이라야 가능합니다.

[문] 관광농원으로 개발할 때 면적이나 시설 등에 제한이 있나요?

[답] 사업규모는 10만㎡ 미만이고 최소 면적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사업지에 기본시설로 영농체험시설을 반드시 조성해야 하는데, 그 면적은 2천㎡ 이상이고 관광농원 개발 승인면적의 20%이상이라야 합니다. 결국 최소한 2천㎡ 이상의 면적은 돼야 한다는 것이죠.
지역특산물판매시설, 체육시설, 휴양시설, 음식물제공시설, 기타시설 등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설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농지법, 산지관리법 등 개별법 규정에 따라 용도지역 내 개발행위를 받아야 합니다.

[문] 관광농원사업도 정책자금지원이 가능한가요?

[답] 총 사업비의 80% 이내, 15억원까지 시설자금, 개보수자금, 운영자금 등을 융자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시설자금은 연리 2.0%,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이고 △개보수자금은 연리 2.0%, 2년 거치 3년 상환(단, 대출금액 기준 5천만원 이상은 3년 거치 5년 상환, 1억원 이상은 3년 거치 7년 상환) △운영자금은 금리 적용방식 선택(고정 2.5%, 변동)해 2년 이내 상환해야 합니다. 융자금액은 대출취급기관에서 대출심사 후 결정하게 됩니다.

[문] 관광농원으로 허가 받은 부지나 시설도 분양이나 임대할 수 있나요?

[답] 관광농원 개발사업 계획에 승인 때 토지와 시설의 분양 또는 임대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승인받은 경우 준공 후 분양 임대가 가능합니다. 분양 또는 임대받은 토지와 시설은 해당 관광농원 사업계획의 용도에 맞게 운영돼야 합니다.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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