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는 이 전 대통령 본인이 처음으로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재판이 진행되는 날에는 봉화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알선수재·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태 씨에 대한 1심 선고도 이뤄진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갑질 논란’에 휘말렸던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 절차가 진행된다. 정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300억 횡령·배임’ 이중근 부영 회장 두번째 공판(21일, 월요일)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43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 대한 두번째 공판이 열린다.
이 회장은 본인의 골프장이나 아들이 운영하는 연예 기획사 등 일가족이 운영하는 부실회사 등에 계열사 자금 23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조카가 운영하는 기업에도 90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자금 43억원을 자녀 거주용 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데 유용하도록 하고 대출금 상환 능력이 없는 지인에게 계열 대부업체를 통해 100억원을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서민 임대주택 아파트를 분양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불법으로 부풀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1회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혐의 대부분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일반적인 경제범죄와 달리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전혀 없다”며 “배임 등에서도 상당 부분에서도 주주가 1인에 불과한 ‘1인 회사’가 피해자인 경우가 많은데 제3자의 피해가 없는 경우에도 이 회장을 형사처벌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갑질 논란’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항소심 첫 재판(23일, 수요일)
23일 서울고법에서는 가맹점주 상대로 ‘갑질’을 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정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맹점 치즈 유통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넣어 5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이른바 ‘치즈통행세’에 항의하며 탈퇴한 가맹점주들이 협동조합 형태 회사를 설립해 매장을 열자 인근에 보복성으로 직영점을 내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광고비 중 5억700만원을 ‘우수 가맹점 포상 비용’ 등 광고비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고 친인척 및 측근의 허위 급여로 29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지난 1월 1심에서 정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동생 정씨로 하여금 부당이익을 취하게 해 치즈 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고, 공급 가격이 정상 형성됐다”며 “(탈퇴 가맹점주에 대한) 위법한 보복행위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딸 정모 씨와 측근에 대한 허위급여 지급을 인정하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요식업 프랜차이즈로 법률과 윤리를 준수하며 회사를 운영할 사회적 책임을 버리고 부당지원했다”고 질타했다.
▶노무현 서거 9주기에 처음으로 법정 서는 MB(23일, 수요일)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열린다.
앞서 열린 세 차례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이날은 정식 재판인만큼 피고인인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모두진술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짧은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정치적인 이야기나 검찰을 비판하는 용어를 쓸지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진술이 끝나면 검찰과 변호인 측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향후 재판에서 진행할 증거조사 방식을 설명하게 된다. 모두절차에만 2시간 가량 소요될 예정으로, 재판은 오후 늦게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시각 경남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9년 ‘박연차 게이트’로 수사를 받던 중 5월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관세청 인사 개입·사기’ 혐의 고영태 1심 선고(25일, 금요일)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관세청 직원 인사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태 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뤄진다.
고씨는 인천본부세관 사무관인 이모씨로부터 자신의 선배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달라는 알선 청탁과 함께 2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또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아 사기 혐의,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고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2200만원을 구형했다. 고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고 “국정농단을 밝히는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보복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김기춘·김장수 2회 공판준비기일(25일, 금요일)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세월호 사고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각을 조작하고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무단으로 수정(허위공문서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등의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전 정부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보다 20분가량이 늦은 오전 10시20분께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총력 구조를 전화로 지시한 시각도 오전 10시15분이 아니라 구조 ‘골든 타임’이 지난 10시22분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과 김 전 국가안보실장 등은 박 전 대통령이 첫 서면보고를 받은 시각과 첫 유선 보고가 이뤄진 시각 등이 사실과 다르게 적힌 답변서를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내용의 대통령훈령(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변경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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