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김지영 연구교수(사진)와 이기원 교수, 건국대 한정수 교수 연구진은 브로콜리에 풍부한 설포라판이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설포라판은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등의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성분이다. 이 성분이 자폐환자의 행동과 정신분열 환자의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발표된 일이 있다. 뇌 속 신경성장 인자의 생성을 유도해 뇌 발달과 성장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설포라판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으로 치매에 걸리게 한 쥐에 두 달간 설포라판을 먹였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단량체(고분자화합물의 작은 단위)는 60% 이상, 타우는 약 7~80% 제거됐다. 치매 쥐의 기억력 손상을 막는 효과도 보였다.
연구진은 설포라판을 먹으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제거에 관여하는 칩(CHIP) 단백질이 유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잘못 접힌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세포를 옮겨다니며 전파된다고 보고 있다. 치매 쥐의 뇌 해마에서 칩 단백질이 늘어나면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베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감소한다.
김지영 교수는 “설포라판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치료의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제거할 수 있다는 효능을 확인했다”며 “설포라판을 포함하는 십자화과 채소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십자화가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식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몰리큘러 뉴트리션 앤 푸드 리서치’ 13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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