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재 기자 ]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거나 법령 위반 소지가 있으면 계약 해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날 서울 명동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 KIC는 2010년 엘리엇 펀드에 5000만달러(약 540억원)를 투자했다.
최 사장은 “엘리엇과의 계약서에는 전체 펀드 운용자산의 5% 이상을 한국물에 투자하거나,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거나 법령 위반이 있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엇의 한국 투자 비중은 미미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이해상충과 법령위반 여부는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의 전체 운용자산은 35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한다.
엘리엇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준비에 들어가는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엘리엇의 법령 위반 여부도 관심사다. 검찰은 엘리엇이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파생금융 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를 이용해 ‘5% 공시 룰’을 어긴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강신우 KIC 투자운용본부장은 “엘리엇은 KIC가 헤지펀드 투자를 시작한 2010년에 선택한 운용사로 지난 8년간 수익률은 최상위권에 든다”며 “아직은 이해상충이 발생했거나 법령을 위반했다고 결론짓기 어려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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