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통해 234억 투자
"지배구조 개편 등 기대… 저평가"
양사 오너家 친분관계 작용
"신사업 진출 등 협력 가능성"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7일 오후 4시10분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를 통해 윤활유 판매 업체 극동유화 지분 20%가량을 매입했다. ‘지배구조 개편 등이 기대되는 저평가주’라는 표면적인 투자 이유 외에 두 회사 오너 일가의 돈독한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극동유화 주식 679만1210주(지분 19.48%)를 234억원에 최근 사들인 ‘케이씨지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케이씨지)의 최대 투자자가 한국타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씨지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다. LK투자파트너스는 범(汎)LG가(家) 3세인 구본욱 LK그룹 대표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케이씨지에 190억원을 출자해 이 펀드 지분 80%를 확보했다. 한국타이어가 이 펀드를 내세워 극동유화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 셈이다.
극동유화는 극동정유(현 현대오일뱅크)를 창업한 장홍선 회장(지분율 27.6%)과 장 회장의 차남인 장선우 대표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45.4%에 달한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투자로 극동유화 지분 20% 가까이를 보유한 사실상 2대주주가 됐다. LK파트너스 관계자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 등이 기대되는 저평가 회사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는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두 회사 간 사업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사장이 지난해 인쇄회로기판 업체인 와이케이티를 인수할 당시 장 대표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극동유화를 돕기 위해 지분을 사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향후 신사업 등에 나설 때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원외고와 미국 세인트올라프대를 졸업한 장 대표는 ‘재계 마당발’로 통할 만큼 대기업 오너일가 2·3세와 두루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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