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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코노미] 한강변 30억 아파트…신화일까 거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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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호가 30억원 넘겨
"단기 급등 부담…실거래 이어지긴 힘들 듯"




서울 강남 대장 아파트로 올라선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의 호가가 30억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기준으로 옛 34평형의 호가가 3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중소형 면적 아파트 가운데 처음으로 실거래가 3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호가(呼價)는 말 그대로 ‘부르는 값’이다. 그렇다보니 호가를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거품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일부 집주인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 집값 상승론자들은 선진국 사례를 감안할 때 한강변 아파트값이 조만간 3.3㎡당 1억원, 즉 ‘평당 1억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한다. 실거래로 연결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전용 84㎡ 호가 30억·31억원

16일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탑상형이 이달 31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같은 면적 다른 물건의 호가가 대부분 27억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4억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 물건의 3.3㎡당 가격은 공급면적(114㎡) 기준 9100만원 꼴로 1억원에 가깝다. 강남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고 호가를 썼지만 이른바 로열동·호수가 아니라는 게 특징이다. 단지 가운데 일렬로 들어선 탑상형 3개 동 가운데 가장 서측 건물의 33층 남동향 라인으로, 한강을 일부 조망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전부터 소유하던 집주인이 내놓은 물건”이라면서 “급매가 아닌 탓에 주변 시세보다 4억~5억원 높은 가격을 받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변 앞동 전용 84㎡인 3층 복층형 역시 최근 3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M공인 관계자는 “전체 6가구밖에 없는 희소한 주택형”이라면서 “한강과 공원을 전면으로 조망할 수 있는 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내놓은 물건“이라고 말했다.

이들 매물이 호가대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국내 중소형 면적 아파트 가운데 실거래가 30억원을 넘겨 거래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의 최고 실거래가는 27억원이다.


◆“호가는 의미 없어”

인근 중개업소들은 당장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후유증으로 매수 대기자들이 머뭇거리고 있는 게 원인이다. 게다가 그보다 호가가 낮은 매물도 있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줄곧 20억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20억원을 웃돌아 손바뀜이 일어났다. 올 2월엔 26억8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지난달 27일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택형이 이보다 높은 27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1년새 10억원이 오른 셈이다. 강북 대장아파트로 분류되는 ‘경희궁자이(13억9500만원)’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13억9000만원)’ 동일 주택형 두 채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집값은 이미 꼭지에 가까워졌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평가다. 31억원짜리 매물을 중개 중인 S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인 까닭에 집주인을 만류했지만 소용 없었다”면서 “거래를 원한다는 매수인이 아직까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30억원짜리 물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M공인 관계자 역시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에 내놓긴 했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면서 “그동안 가격이 급등한 탓에 최근 들어선 매수세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30억원대 거래가 발생하긴 힘든 분위기”라면서 가격 조정 가능성도 내비쳤다.

강남을 겨냥한 정부의 집중 규제가 집값을 더욱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 규제로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단기 급등하는 아파트가 속출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장기적으론 한강변 새 아파트의 가격이 3.3㎡당 1억원을 호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면서 “시장에서 비현실적인 가격이 등장한 배경엔 수급을 왜곡한 인위적 규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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