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이달 초 ‘부정적’ 등급전망 달아
분식회계 의혹에 재무제표 신뢰성 떨어졌다는 평가
≪이 기사는 05월16일(10: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권리(콜옵션)를 행사할 것이란 전제로 만들어진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나면 기업회계 정보의 신뢰성이 상당히 훼손될 수 있어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려 분식회계를 했다’며 중징계 의사를 밝힌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시장에선 국내 신용평가사 중 이 회사를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한국기업평가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았다는 점에서 다른 신평사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도가 적정한지를 두고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다. 해당 등급은 사모 채권을 평가할 때 이뤄졌기 때문에 모든 신평사들이 등급과 평가논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분식회계 논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판단 하에 이 회사 신용등급 전망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신평사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회계처리한 재무제표를 근거로 실적을 비롯해 자본규모, 차입금, 시장지위 등 여러 요인을 종합평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도를 매기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5.39%를 갖고 있는 바이오젠이 지분을 50%-1주까지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란 전제로 작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재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면 회계정보 신뢰성이 손상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분식회계 자체만으로도 신평사들이 등급을 내릴만한 중대요인”이라며 “만약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시 회계상 종속법인이 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구조가 이전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에 붙는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금조달 비용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회사가 지난달 말 사모로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3.096%로 당시 같은 만기의 A+등급 공모 회사채 평균금리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다만 이 회사가 사모로 발행한 채권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사모채권은 유통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애초부터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보유해 고정적인 이자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해당 채권을 사들여서다. 현재 시중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채권은 2900억원어치로 대부분을 국내 보험사들과 은행들이 갖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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