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제주 4개 국제학교 주택 태부족
인근 아파트 집값 상승세
2013년 분양한 삼정 84㎡ 가격
최근 호가 8억 넘어… 2배 뛰어
당분간 공급 계획 없어 더 오를듯
[ 김하나 기자 ]
중국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침체를 겪던 제주도 부동산시장이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중심으로 활기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로 유학 오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개교를 앞둔 학교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제주시 대정읍 S공인중개사는 “학생과 교직원 수요에 비해 주거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지금도 부동산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며 “국제학교가 추가적으로 개교하면 부동산이 다시 한번 들썩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위축에도 영어교육도시는 예외
제주도는 지난해 1월 이후 미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쌓였다. 올 3월 기준 1339가구로 전달(1190가구)보다 12.5%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물량도 포함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제주도를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했지만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기인 상태다. 제주지역 주택 가격은 10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이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는 0.02%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0.06%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제주시장은 ‘중국발 침체’라기보다 ‘지역 온도차가 큰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침체를 실감할 수 없는 지역이다.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 재학생이 꾸준히 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2016년 28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4000여 명으로 늘었다. 동행 가족 수요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해외 유학보다 비용은 저렴한 동시에 교육 수준은 비슷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학생의 88%, 학부모의 90%가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 유학생도 증가하고 있어 제주 영어교육도시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 영어교육도시에는 4개의 국제학교가 있다.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제주(SJA제주),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제주),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제주) 등이다. 교육기관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싱가포르 ACS, 홍콩 라이프 트리(Life Tree)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김민수 싱가포르ACS 한국사무소 대표는 “제주캠퍼스(제주ACS)는 2020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다양한 국가와 교육관을 갖춘 학교들이 모여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인근에 분양했던 아파트들은 청약 경쟁이 치열했고, 집값은 상승세다. 지난해 6월 한화건설이 공급한 아파트는 268가구 모집에 3284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삼정기업이 2013년 분양한 삼정 G.edu 전용면적 84㎡는 최근 호가가 8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해동 그린앤골드(전용 84㎡)의 실거래는 8억5000만원을 찍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가 7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신규 학교 잇따라 개교… 수요 증가
제주 영어교육도시의 나홀로 집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입주 물량이 268가구에 불과한 데다 당분간 아파트 공급 계획도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학교 단지 내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 총 145실만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는 생활숙박시설로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을 적용받는다. 분양받을 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거주지와 무관하게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제주도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른 부동산 시장”이라며 “제주도는 교육뿐만 아니라 한 달 살기 열풍까지 타면서 생활중심지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거래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영어교육도시에 공급이 부족한 데다 생활권과 가까운 지역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가에 거래된 아파트는 노형동의 ‘노형2차아이파크’였다. 전용 115㎡가 11억17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노형동에서 분양된 ‘노형해모로루엔’으로 83.2 대 1을 나타냈다. 양 소장은 “제주도는 입지에 따른 양극화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서귀포 외곽이나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이 해소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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