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0일 최근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국가 전반의 외화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이번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통화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유럽경기 둔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 흐름, 미국 기업 달러화 수요 등이 반영돼 있다"며 "달러화 강세가 이머징(신흥국) 국가 전반의 외화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인도·러시아·브라질·태국·폴란드·인도네시아·중국·터키·멕시코·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2개 신흥국의 적정 외환보유액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을 추정한 결과, 주요 국가들은 IMF 권고안을 충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10개국이 권고안에 부합하거나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12개국의 전체 외환보유액 적정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67%로 IMF가 권고하는 100~150%를 충족하고도 남는다"며 "국가별로는 인도가 380%, 러시아 255%, 브라질 255%, 태국 246% 등을 기록했고, 최근 환율이 급변한 터키와 멕시코도 각각 123%, 120%로 안정권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도 해당 수치가 131%를 기록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말레이시아(82%)와 남아프리카공화국(78%)의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밑돌지만 전반적으로 신흥국 내에 풍부한 외환보유액이 있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달러화 스와프을 통해 부족한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이들 나라에 대해서도 급격한 달러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상 달러화 강세 기간에는 신흥국 통화가 무차별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다소 취약한 신흥국 통화들이 개별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근 한 달간 달러화의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은 특히 러시아 루블화와 멕시코 페소화, 터키 리라화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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