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동대문 현장 분석한 설봉식 중앙대 명예교수
경영학 관점에서 '동대문' 탐구한 저서 《… 그곳에 꿈이 있다》 펴내
"오랜시간 누적된 경험 바탕으로 스타일난다 같은 기업 또 나올 것"
[ 홍윤정 기자 ] “동대문 패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상품과 빠른 신상품 출시 속도, 그럼에도 싼 가격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9일 서울 동대문에 있는 의류무역회사 ‘서울클릭’ 사무실에서 만난 설봉식 중앙대 경제경영대학 명예교수(사진)는 “동대문 패션을 K팝, 한글 등과 함께 한국의 10대 자랑거리 중 하나로 꼽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 교수는 서울클릭의 고문을 맡고 있다.
“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패션한다는 사람들이 동대문으로 몰려옵니다. 패션에 관해서라면 없는 게 없기 때문이죠. 세계 어디에도 이런 어마어마한 시장은 없을 겁니다.”
설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경영학자 관점에서 동대문 패션 현장에 대한 분석 작업을 해왔다. 지난달에는 연구 결과를 정리한 저서 《동대문 패션, 그곳에 꿈이 있다》를 펴냈다. 동대문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995년 한국유통학회 초대 회장을 맡으면서다. 대형마트의 유통 구조 등을 연구하던 그는 당시 한 세미나에 참석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강연을 듣고 감명받았다.
“김 회장 강연을 듣고 패션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눈을 뜬 거죠. 1990년대 후반은 외환위기 사태로 한국 경제가 힘든 시기였지만 경쟁력을 가진 동대문 패션 기업들은 오히려 호황을 맞았어요. 본격적으로 패션 유통산업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꼽은 동대문 패션의 강점은 “매일 새로운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싼 가격에도 좋은 제품을 빠르게 내놓으면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대문 패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로 “패션 클러스터가 자생적으로 탄생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간에 직물이나 단추 등 의류 부품을 파는 상점, 의류를 만들어 내는 봉제공장, 그리고 판매 상점까지 몰려 있어 비용과 시간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동대문에만 2000~3000명의 의류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동대문 패션에 기반을 둔 여성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 난다’가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대문 패션에 대한 관심이 몰렸다. 그는 “스타일 난다 같은 기업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대문 패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짧게는 1960년대 평화시장 건립 당시를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동대문 패션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건 오랜 시간 누적돼온 경험 덕분입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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