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이사진에서 물러나야"
대한항공에 이어 인하대에서도 한진그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갑질 논란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 총수 일가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기관 운영에 부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꾸려진 인천평화복지연대는 8일 인하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 ‘한진그룹의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한진그룹이 학교경영에서 손을 떼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1968년부터 50년간 한진그룹이 운영해왔다. 조양호 회장이 법인 이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이사직을 맡고 있다.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 강영석 한국공항 사장, 원종승 정석기업 사장 등 이사진 대부분이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으로 채워졌다.
대책위는 “한진그룹은 지성의 전당인 대학 안에서도 조현아·조원태의 막말과 갑질, 총수 일가의 족벌경영, 제 입맛대로의 총장 선임, 이사회의 과도한 학교경영 간섭, 한진해운 채권투자로 인한 교비 130억원 손실 등 많은 부정과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수십년간 인하대에서 벌어진 한진그룹의 족벌갑질경영을 청산하기 위해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진 총수 일가 퇴진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 전개, 한진그룹의 대학 지배구조 청산을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제도적 개선방안 마련, 최근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받은 조원태 사장의 이사직 사임 촉구 및 교육부 특별감사 요청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이는 일제강점기 하와이 교포들의 독립정신으로 설립된 인하대의 건학정신을 바로세우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지역대학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학 교수들도 민주적 총장 선출, 조 회장 일가를 비롯한 한진 관계자들의 이사진 배제 등을 요구해왔다. 다만 대책위가 내놓은 ‘공영형 사립대’ 전환 등의 대안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학교법인 퇴출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셈이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회 의장은 “이사진에서 한진 총수 일가는 빠지고 한진그룹 관계자도 최소한의 인원만 참여해야 한다. 총장 선출절차 역시 꼭 직선제가 아니더라도 공정성·민주성을 보장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인하대 이사진은 교육부 규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총장 선출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명돼왔다. 조원태 사장 또한 정상적으로 편입 시험을 치러 합격했고 내부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으므로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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