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이 속한 신흥국 증시 상승을 밑받침한 달러 약세 기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시장에서 당분간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달러화 강세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 관련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달간 2.87% 상승한 미 달러인덱스는 지난 7일 장중 92.98까지 올라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엔·파운드·스위스프랑·캐나다달러·스웨덴 크로나 등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약달러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신흥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8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5월4일까지 한국·대만·인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국 6개국 합산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15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신흥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중 순자산 총액 상위 3개(VWO·IEMG·EEM) 중 2개 ETF에서 자금이 순유출 됐다. 3개 펀드의 합산 순유출 금액은 12억2000만달러로 2016년 11월 둘째주(16억1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흥국 증시 상승과 실물 경기 개선의 원동력은 약달러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자금 유입이었다"며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4월 16일 이후 신흥 채권에서의 자금 유출 속도는 2013년 긴축 발작 당시보다 빠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경기 모멘텀 약화를 최근 달러 강세의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연초부터 유럽의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지난해의 '약달러·강유로'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유럽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ESI)는 연초부터 급격하게 악화되기 시작했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직전 분기 대비 기준)에 그쳐 지난 5개 분기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법인세 인하, 올해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 등이 경제 성장을 이끌며 달러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최근 형성되고 있는 '강달러·약유로' 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위험 관리에 나설 시점이라는 조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해지면서 유동성 우려와 함께 신흥국 시장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달러 반등과 그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증시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약달러를 바탕으로 한 신흥국 통화와 신흥국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반등에 나섰으나 제한적인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39포인트(0.50%) 오른 2473.77을 기록 중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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