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틱코인, 우리와 무관"
전문가 "ICO 규제 근거 없어"
[ 윤희은/고재연 기자 ] 삼성·SK 등 대기업이 개발에 참여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대기업 가짜 가상화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삼성에서 개발에 참여한 가상화폐”라는 소개와 함께 ‘삼성아틱(artik)코인’에 대한 비공개 프리세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가상화폐 개발진 측은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아틱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라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수억원 단위의 투자자금이 모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가상화폐는 삼성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아틱코인과 관련한 소문이 많아 미국 법인 등에 확인한 결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아틱이라는 명칭을 무단 도용한 것에 대한 대응 방향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프리세일을 시작한 ‘써미츠(summitz)코인’ 역시 홍보 초기에 ‘삼성코인’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써미츠코인 개발진 측에서는 “삼성 출신 임원들이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 와전됐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의도적으로 삼성이라는 이름을 마케팅에 악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업계에서는 “SK코인이 곧 등장한다”는 소문까지 암암리에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가상화폐 채굴기에 쓰이는 반도체 D램의 주요 생산업체여서 이 회사와 관련한 가상화폐 발행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프리세일 및 가상화폐 공개(ICO)와 관련해 명확한 금융당국의 지침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ICO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각종 허위 가상화폐 공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안전한 ICO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감독 지침이 있어야 선의의 투자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은/고재연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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