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이란 공사도급계약시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장차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 중 일부를 미리 줘 자재 확보, 노임 지급 등에 어려움 없이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선금’이라고도 한다.
선급금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총공사계약금액의 10% 정도 지급된다. 선급금이 지급되면 기성부분 대가 지급 때마다 일정 비율로(10% 정도) 기성공사대금에 충당돼 완공 시 소멸된다.
공사 도중 도급계약이 해제나 해지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급금은 별도 상계 의사표시 없이도 그때까지의 ‘기성고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에 당연히 충당되고 도급인은 잔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35조)과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14조)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즉, 수급인이 부도나 파산 등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돼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엔 직접 지급해야 하고, 그런 직접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직접 지급한 범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이처럼 선급금에 대해 ‘도급인의 기성공사대금 충당권’과 ‘하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이 충돌할 경우 누구를 우선시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우선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은 수급인 파산 등의 사유 발생 시 약자인 하수급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뿐 도급인과 하수급인과의 직접적인 도급계약관계의 설정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고, 하수급인은 수급인의 이행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수급인의 기성공사금액에는 하수급인의 기성공사부분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전제했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214437 판결)
이에 따라 “선급금을 지급한 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 해지되면 ‘하수급인의 기성공사대금도 포함한’ 수급인의 기성고를 선급금에서 공제해야 하고 그래도 남는 하도급대금이 있으면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해 달리 특약이 없는 한 도급인의 기성공사대금 충당권을 우선한다고 봤다.
위 사례의 공사계약 일반조건에서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청구 시 기성금보다 우선 지급하도록’ 특약을 두고 있었으나, 직접지급청구를 하기 전에 공사계약이 먼저 해지됐으므로 선급금은 미지급 기성금에 당연 충당돼 모두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하수급인으로서는 도급인과 수급인 간 공사계약이 해지되기 전에 미리 직접지급청구를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김재권 < 법무법인 효현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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