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산업도 생존 어려워
'월가의 구글' 골드만삭스
직원 25% 이상 기술직
[ 김현석 기자 ] 인공지능(AI) 물결은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8’에서도 핵심 관심사였다. 투자업계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AI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년 내로 망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왔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에서 “20년 전 500여 명이던 골드만삭스의 주식 트레이더는 지금 세 명만 남아 있다”고 기술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골드만삭스가 ‘월스트리트의 구글’로 불릴 만큼 기술자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직원 3만6000명의 25%인 9000명 이상이 기술직이다.
솔로몬 COO는 “사업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며 “전혀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 않던 사업을 기술 기반으로 바꾸고 고객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솔로몬 COO는 또 “변화하려면 CEO가 생각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굉장히 흥미가 있으며 활용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다르다”며 가상화폐 투자에는 선을 그었다.
데빈 웨니그 이베이 CEO는 “AI는 10년 안에 모든 산업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며 “AI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산업에 있든 당신의 기업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확실히 다 알고 투자하겠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으며 지금 당장 투자한다 해도 늦는 것”이라며 “잘 모르는 상태라도 투자하면서 배우고 일해가면서 수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조너선 라빈 베인캐피털 공동CEO는 “투자업계도 기술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AI에 저항하고 실험하지 않는 사람은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톰 시벨 C3 IoT CEO는 “아마존과 테슬라 우버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최근 떠오르는 회사는 모두 AI에 기반을 둔 기업”이라며 “웨스팅하우스 제너럴일렉트릭(GE) 토이저러스처럼 망하지 않으려면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존 톰슨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MS가 윈도 기반에서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바꾼 데 대해 “2014년 CEO에 오른 사티아 나델라의 기술 기반 리더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기초인 빅데이터, 즉 개인정보 사용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톰슨 회장은 “미국인과 중국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관념이 다르다”며 “과거 세계 각국이 제네바협약을 맺었듯이 개인정보 보호를 규정하는 디지털 제네바협약 같은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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