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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테크 시대 10분 러닝머신 뛰면 빅데이터로 '운동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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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포트

빅데이터 러닝머신 만든 '피트'
개인별 체력 측정해 효과 높여
트레이너가 직접 방문하는 '홈핏'
걸으면 돈 주는 '만보기 앱'도 인기

글로벌 피트니스 기업 고속 성장
5년간 2조5000억원 투자 유치



[ 임현우 기자 ]
“‘덤벨 경제(dumb-bell economy)’가 뜨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영미권에서 고급 피트니스 센터, 맞춤형 트레이닝, 운동장비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등의 산업이 고속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에서는 펍(술집)이 해마다 1000개 이상 문을 닫는 반면 회원제 헬스장은 200~300개씩 늘고 있다. 운동에 기술을 접목한 ‘피트니스 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많은 돈이 몰린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피트니스 테크기업이 유치한 투자는 696건, 24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연간 1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피트니스 시장에도 여러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냈다. 빅데이터 수집과 운동 효과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들 업체는 단순한 ‘운동 도우미’를 넘어 하드웨어(기기 생산), 핀테크(금융기술), 블록체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작심삼일 막는 ‘운동 처방전’

2015년 창업한 피트는 개인의 건강·체력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짜 주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국제학술지에 실린 체육 논문 등을 토대로 20여 종의 운동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10여 분간 러닝머신을 달린 결과에 나이, 키, 몸무게 등을 대입하면 몇 ㎏짜리 덤벨을 몇 세트 들고, 몇 ㎞를 어느 속도로 달리라는 식의 구체적인 처방을 뽑아준다.

신동현 피트 이사는 “대형 헬스장 체인 ‘새마을 피트니스’를 비롯한 150여 개 사업장에 운동검사 솔루션을 공급해 월 사용료를 받고 있다”며 “올해는 1분기에 작년 1년치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헬스장 대신 집에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 시장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가정용 운동기구 ‘건형 스쿼트’와 ‘건형 철봉’으로 온라인몰에서 대박을 터뜨린 건강한형제들은 올 1월 벤처캐피털(VC) 매쉬업엔젤스에서 투자를 따냈다.

이정호 매쉬업엔젤스 심사역은 “정보기술(IT) 벤처는 아니지만 홈 트레이닝 업계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성장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2016년 설립된 홈핏은 트레이너가 집으로 찾아가 요가,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 재활치료 등을 가르쳐주는 방문 홈 트레이닝을 운영 중이다. 전문 코치 100여 명이 지금까지 5000회 이상 교육을 했다.

엄선진 홈핏 대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수십~수백만원을 내고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지만 강의의 품질과 신뢰도 면에서 불만이 많다”며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고 틈새 수요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커머스·핀테크·블록체인으로 확장

스왈라비, 캐시워크, 직토 등은 걷기 목표를 달성하면 현금이나 쿠폰을 주는 ‘보상형 만보기 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분야에서 수익모델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걷기 앱 ‘워크온’을 운영하는 스왈라비는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제주시 등 40여 개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걷기문화 활성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 LG전자 롯데칠성음료 SBS 등과 제휴해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정해권 스왈라비 대표는 “걸음걸이에 관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가입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사용자 동선과 연계한 광고나 쇼핑 등의 수익모델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캐시워크는 교보라이프플래닛, ABL 등 생명보험사와 협약을 맺고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의 금융상품 개발에 나섰다.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 직토는 걷기 앱 ‘더 챌린지’에서 하루 1만 보 이상 걸으면 가상화폐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은 좁아 미국·유럽 진출 도전

일찌감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스프라이핏은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현금으로 보상하는 피트니스 게임 앱을 개발했는데, 사용자의 93%가 미국인이다. 피트는 운동검사 기능을 탑재한 러닝머신 ‘피트 트레드밀’을 개발해 독일 수출을 타진 중이다.

CB인사이트는 “영미권에 이어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서 정부의 국민보건 증진정책과 맞물려 피트니스 테크 스타트업이 약진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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