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 목적으로 추정
SK실트론이 블록딜 매물 절반 이상을 소화... 할인율 없이 종가에 사가는 파격대우
≪이 기사는 04월26일(09: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3세 경영자인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사진) 및 가족들이 OCI 지분 일부를 SK실트론 등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해 약 1400억원을 현금화했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납부를 위한 거래였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 지분 상당 부분을 시장가격에 받아간 SK실트론은 우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26일 OCI에 따르면 이 사장과 그의 모친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 여동생인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은 보유하고 있던 OCI 주식을 지난 25일 블록딜했다.
이 사장은 보유 주식의 17.6%에 해당하는 25만7466주를 매도했다. 김 이사장은 보유 지분의 59.5%인 29만655주를, 이 관장은 42.3%에 해당하는 33만392주를 팔았다. 15일 OCI 종가(15만8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거래로 이 사장이 400억여원을 현금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약 460억원, 이 관장은 520억여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OCI 지분을 팔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수영 회장의 유가족들이다.
이번 거래 결과 오너 일가 중 최대주주였던 이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6.12%대에 5.04%로 축소됐다. 일가 중에서는 고 이수영 회장의 동생으로 이 사장의 작은아버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지분율 5.43%)이 최대주주가 됐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OCI 블록딜에 매수자로 들어온 SK실트론의 ‘파격 대우’에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블록딜은 시장에서 거래된 종가에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하지만 SK실트론은 종가인 15만8000원을 주고 약 2% (47만6987주)를 754억원에 취득했다. 이 사장 가족이 매물로 내놓은 지분의 절반 이상을 SK실트론이 좋은 가격에 받아준 셈이다. 지분율이 낮은 이우현 사장 측도 SK실트론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SK실트론 측은 “양사의 협력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웨이퍼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수급을 위해 폴리실리콘 생산회사인 OCI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OCI 측은 “이우현 사장 측이 개인적인 이유로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고,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우현 사장이 공정거래법상 동일인(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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