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매출 5.8%, 영업익 26.3% 감소
영업이익률 2.9% 부진…특단의 조치 필요
美 세이프가드에 中 추격까지 난제 쌓여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생활가전 사업의 실적 개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1분기(1월~3월)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 14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4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예상을 깬 호실적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반도체 사업은 1분기에만 11조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체 이익의 73.84%를 차지했다. 반도체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5.6%를 점유한 것을 감안할 때 반도체 쏠림 현상은 확대됐다.
반면 생활가전은 매출 9조74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으로 부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6.3%로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인점을 감안해도 하락 폭이 컸다.
영업이익률은 2.9%로 쪼그라들었다. CE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0%였다.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TV 사업의 경우 40인치 이하 중저가 제품군을 줄이는 등 라인업 재편 작업으로 판매량이 줄었고,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판매는 증가했지만 원자재 상승과 미국 신규 가전공장 가동 비용이 발생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분기부터는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8K TV, 마이크로 LED TV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실적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특히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에어컨 판매량 확대와 세탁기, 청소기 등 신제품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확신했다.
문제는 매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와 중국의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 1분기 대미 세탁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45% 가량 축소됐다. 대미 세탁기 수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중국의 추격은 가속화되고 있다. TV는 물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에서 중국의 대미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우려에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올 1분기에는 제품 투자나 유통 및 공장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며 "2분기 부터는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빌트인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럭셔리 브랜드 '데이코'를 이달 말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 사장은 "생활가전 사업은 다양한 제품에 대한 장기간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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