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유교적 관습 때문에 정부가 직접 거론 어렵지만
非婚 동거가구 지원 필요"
[ 심은지 기자 ] 25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는 저출산 대책을 놓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참석자들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비혼 출산율’(전체 출산 건수에서 비혼 출산 건수가 차지하는 비율) 문제를 날카롭게 제기한 사람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결혼을 빨리해서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건데 지금 젊은 여성들에게 물어보면 70% 이상이 결혼 자체에 관심이 없다”며 “젊은이들을 빨리 결혼시켜서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패러다임은 이미 지났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비혼 출산율은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한 프랑스는 비혼 출산율이 5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저출산 정책에서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비혼 출산 문제를 하루빨리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 같은 문제 제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교적 관습 때문에 정부가 이 문제를 바로 거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도 며칠 전 미혼모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했다”며 “미혼모 출산 등을 포함한 비혼 출산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이 2020년까지 어린이집 100곳을 세우겠다고 한 사례를 소개하며 “저출산 극복을 위해선 기업이 앞장서야 하는데, 기업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려면 기업이 해줘야 하는 게 80% 이상”이라며 “그런 유인책까지 포함해 5월에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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