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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가 이상 급등" 고백한 바이오기업 대표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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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인 안트로젠의 이성구 대표가 지난 18일 기관투자가들을 회사로 초청해 “우리 회사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고백을 해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과 한국에서 신약 임상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임상 설계를 다시 짜면서 일정이 수개월씩 늦춰졌다. 그런데도 지난해 8월 1만8000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16일 장중 23만8000원까지 올랐다. 이 대표는 “현재 성과와 무관한 주가급등은 원하지 않는다”며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개했다.

기업인이 자기 회사 주가가 너무 높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한 투자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는 곳에선 더욱 그렇다. 이 대표의 고백 후 안트로젠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아마 많은 투자자로부터 항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할 때는 회사가 나서서 입장이나 상황을 전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행동은 상당수 다른 기업인과 대조적이어서 신선하다. 대부분 기업은 주가가 오를 때는 조용히 있다가, 떨어지면 호재를 부각시켜 주가를 띄우느라 법석을 떤다. 주가 올리기에만 신경을 쓴다. 바이오 업종은 기술적으로 복잡해 기업가치 평가가 쉽지 않다. 성장성이 천차만별이어서 기업 가치만 보고 투자하기도 어렵다. 이를 악용해 기업가치를 과대포장하는 기업이 많다.

마침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 거품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막연한 기대로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받는 바이오 업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주가 상승 상위 30개 업체 중 약 80%가 바이오 기업이다. KRX헬스케어지수와 코스닥제약지수는 지난 1년간 96.5%와 123.3% 급등했다. 주가는 언젠가는 기업가치로 회귀한다. 거품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거품이 컸다면 투자자들의 손실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고백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시의적절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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