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7
언론사 사장단 초청 靑 오찬
文 대통령 "南·北·美 비핵화 개념 차이 없다"
성급한 의미 부여는 경계
"대화의 문턱 넘고 있을 뿐…대화 성공 장담하기는 일러"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사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북한은 오로지 북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그다음 북의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북·미 간에 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체제 보장 요구사항에 주한미군 철수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등 큰 틀의 원론적 합의에 이르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인 회담의 성공은 궁극적으로 북·미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완벽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해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는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도 남북 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종전선언 논의를 지지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48개 언론사 대표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북·미 간 적극적인 대화 의지 속에서 회담을 준비하고 있고, 회담 성공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성의를 서로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국내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과 미국이 의미하는 비핵화가 서로 달라 각자 원하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가) 비핵화의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그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지만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게 가장 큰 과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합의가 가능하지만 세부적인 사안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급한 낙관론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의 문턱을 넘고 있을 뿐이며 대화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다”며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해야만 대화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2007년) 10·4 정상회담 때와는 상황이 판이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에서 핵·미사일에 대한 합의부터 먼저 시작해야 하고 그것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궁극의 목적은 남북 공동번영인데, 북핵 문제가 풀려 국제적인 제재가 해소돼야 남북 관계도 그에 맞춰 발전할 수 있다”며 “(남북 관계뿐 아니라) 북·미 및 북·일 관계가 풀려야 남북 관계도 따라서 발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까지 지지하고 동참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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