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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뛰는 '금서'… "10배 쳐 줄테니 구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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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17만원, 《전두환 회고록 1》 5만원에 거래

법원 판결이 되레 가격만 높여
중고사이트서 구매글 넘치지만
'무삭제판'은 구하기도 힘들어

"과도한 사법 개입이 빚은 촌극"



[ 임락근 기자 ] 법원에 의해 ‘금서’가 된 책의 몸값이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고 거래 가격이 10배 안팎으로 치솟는가 하면,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는 품귀현상도 목격된다. 출판의 자유에 대한 법원의 과도한 잣대가 부른 씁쓸한 초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위안부 모욕’ 논란이 일었던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제국의 위안부》초판을 찾는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이 10배 가까이 올랐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가 1만8000원짜리 초판이 10배 가까이 뛴 17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다 보니 나름 희귀본이 돼 이제 사려야 살 수 없고,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법원으로부터 2015년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표현 34곳을 삭제하라는 처분을 받고 나서 벌어진 일이다.

박 교수는 2016년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법원이 문제 삼은 34곳을 삭제한 재출간본을 무료로 일반에 공개했다. 하지만 무삭제판을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여전한 점이 가격 고공행진의 배경이다. 직장인 안모씨(29)는 “무삭제판《제국의 위안부》를 구하려고 최근 중고품 거래 사이트에 5만원에 사겠다는 글을 올렸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 여러 곳을 열심히 뒤져봤지만 역시 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전두환 회고록 1》도 원래 가격 2만3000원의 두 배가 넘는 5만원(최상급 기준)에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거래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33곳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 및 판매를 하지 못한다는 처분을 받은 책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는 취지로 서술했다. 또 북한군 개입을 시사하고, 헬기사격 및 발포 명령 등은 없었다고 적어 논란을 불렀다. 법원 판결 뒤 출판사는 지적받은 부분을 삭제해 지난해 10월 재출간했다.

내용 일부 삭제·수정 등 법원의 처분과 판매금지조치가 초판 원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책 내용이 아예 터무니없다면 절판됐다고 해서 희소가치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원 판결로 오히려 사람들의 궁금증과 관심이 수요로 연결돼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출판과 사상의 자유에 과도하게 개입한 법원의 결정이 부른 후진적인 현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놈 촘스키, 오에 겐자부로, 김우창, 안병직 등 국내외 석학 98명은 지난해 12월 박 교수에 대한 ‘2심 유죄 판결’이 사상·학문의 자유를 질식시키는 파쇼적 행태라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역사적 퇴행이자 여론에 휘둘린 무리한 판결이라며 박 교수 재판 지원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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