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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기된 '교육부 폐지론'…국회 교문위원장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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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오락가락 정책'에 여론 십자포화
"중장기 합의기구 국가교육위 설립하자"



다시 한 번 교육부 폐지론이 나왔다. 다름 아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이 같은 내용의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대안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다. 교육부가 오락가락 교육정책으로 불신을 키운 만큼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사진)은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를 신설해 대체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 교육정책 결정의 근본 시스템을 바꾸는 ‘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교육부 중심 정책결정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지난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서 결론 없이 5가지 안을 나열한 게 직접적 계기가 됐다. 교육부는 이 안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수시·정시 모집시기 통합 △수능전형 및 학생부종합전형 적정 비율 등을 8월까지 정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교육부 자체안이나 우선순위는 없어 “국가교육회의에 폭탄을 떠넘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 의원은 “오락가락·뒷북행정으로 현장 혼란을 일으켜온 교육부가 이번에는 대입 개편안조차 확정해 내놓지 못했다. 수능 개편 1년 유예 결정 후 8개월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스스로 무능한 조직임을 인정한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합의제 형태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 설립을 제시했다. 탈정치·중장기적 교육정책 결정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교육선진국 핀란드가 국가교육위를 통해 교육개혁을 이뤄낸 점, 합의제 성격 기구를 둬 주요정책을 결정하는 일본·프랑스 등의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유 의원은 “현행 국가교육회의는 자문기구 성격에 교육부가 실권을 가져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반면 국가교육위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주체와 시민사회, 교육전문가의 폭넓은 참여로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전문성 있는 교육정책 수립 및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만간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뜬구름 잡는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교육부 폐지론이 강하게 제기된 적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는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 설치를 골자로 한 정부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유사한 내용을 언급했었다. 여당 대선주자 중 하나였던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기존 교육부 대신 분권·자치 중심 ‘교육협치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국가교육위도 낯선 선택지가 아니다. 현 정부에서도 국가교육회의를 징검다리 삼아 국가교육위로 나아가는 방향은 이미 설계됐다. 단 교육부와 병존하며 국가교육위가 중장기 정책을 정하는 정부 방침과 달리 유 의원은 아예 교육부 폐지를 들고 나왔다는 차이점이 있다.

국가교육회의의 전문성 부족도 국가교육위 설치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당장 위원 구성부터 우려된다. 현직 교사가 한 명도 없다. 교육계 인사는 “현장전문가인 교원은 전무하고 정부 입장 ‘거수기’ 역할을 할 장관들은 당연직으로 포함된 것부터 문제”라고 짚었다.

공을 넘겨받은 대입 개편은 예시 모형만 5가지에 수능 절대평가 전환, 수시·정시 통합, 수능·학종전형 비율 조정 등 조합에 따라 100개 이상 경우의 수가 나온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했으나 교육계는 단기간에 내실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유 의원은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에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더니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수능 개편 1년 유예, 유아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선회, 이번 대입 개편까지 갈팡질팡 행보로 정책 혼선을 빚었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교육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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