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 세계가 수백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동쪽 끝 오가사와라제도에 속한 미나미도리섬(南鳥島·지도) 주변 해저에 1600만t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대와 와세다대 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기존 추정 매장량의 두 배가 넘는 희토류가 묻혀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일본 해저 희토류의 구체적인 매장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일본 해역에서 희토류 매장 사실을 확인한 연구팀은 25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희토류 매장량을 추정했다.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은 세계 수요 기준 730년치, 레이저 등에 쓰이는 이트륨은 780년치가 묻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터 제작에 쓰이는 테트륨은 420년치, 액정표시장치 발광제로 활용되는 유로퓸은 620년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해저 희토류를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휴대폰과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 풍력발전기 등의 핵심 부품에 널리 사용된다. LED(발광다이오드)의 형광 재료 등에도 쓰인다. 하지만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가까이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EEZ 내 해저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면 중국에 대한 일방적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